이재명 대통령이 4일 인천 계양구 사저에서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으로부터 군 통수권 이양 보고를 받고 있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진=최진석
21대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새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내수 회복'을 핵심 국정 기조로 제시하며, 자본시장과 실물경제 전반에 걸친 구조적 변화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주식, 채권, 외환 등 주요 금융자산에는 중장기적인 정책 효과가 반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주식 저평가 업종 반등 기대… 지주사·내수주에 주목
이재명 정부의 주주친화적 정책 기조와 유동성 환경 개선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흐름을 유도하고 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선은 끝났지만 정책은 이어진다"며 "상법 개정, 자사주 매입 유도, 지배구조 투명화 등은 저PBR 업종과 지주회사, 금융주의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를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2차 추경과 달러 약세, 기준금리 인하 기대 등도 주가지수에 우호적인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수 부양 정책의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으로는 유통, 호텔, 소프트웨어, 건설 등이 꼽힌다. 김 연구원은 "지역화폐 도입 등 소비 자극 정책이 소비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내수 업종에 대한 투자 관심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확장 재정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채권시장에는 공급 부담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김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차 확대(커브 스티프닝) 국면을 예상하며, 단기물 중심의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7~8월은 2차 추경과 내년도 예산안 확정 시점이자 미·중 무역협상, 대중 관세 유예 종료 등 외부 리스크가 중첩되는 시기로,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간 금리차가 50bp를 넘는 수준으로 확대될 경우, 장기물도 분할매수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에는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이 예상되고, 보험사의 초장기채 수요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장기물 수급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전망이다.
추경 현실화 시 성장률 +0.3%p… 환율은 완만한 하락
새 정부는 35조원 규모의 2차 추경을 예고한 상태다. 하나증권은 국내총생산(GDP)의 1%를 넘는 재정 투입이 현실화될 경우 성장률이 약 0.3%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AI(인공지능) 등 신성장 산업에 대한 집중 투자와 내수 진작이 구조적 성장 기반 확충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크다.

김 연구원은 "추경의 지출 구조에 따라 재정승수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정책 실현 여부에 따라 성장률 상향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환율은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지만, 방향성은 여전히 미 달러의 흐름과 무역 분쟁 리스크에 좌우될 수 있다. 전 연구원은 "국내 내수 회복과 재정정책이 원화 강세 요인이긴 하나, 외부 변수에 따라 달러-원 환율의 하락 속도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증권은 이번 대선 이후 정책 흐름이 단기 부양책보다는 구조적 개혁에 방점이 찍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정치적 이벤트는 끝났지만 정책은 지속된다"며 "주주친화, 내수 부양, 산업구조 개편이라는 방향성이 명확한 만큼 자산시장 전반에 정책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