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은 늘어난 대출 수요를 조절하기 위해 대출 한도를 조이는 한편 대출 관리에 여유가 있는 은행들은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다. 금융 소비자들은 발품과 손품을 팔아야 유리한 대출 조건을 찾을 수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4일부터 서울을 포함한 전국 전 지역의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30년에서 40년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9월 신한은행은 주담대 최장 기간을 30년으로 줄였다가 지난 2월 비수도권을 40년으로 늘렸고 이번에 수도권의 한도도 복구했다.
'갭투자' 우려가 제기된 조건부 전세 대출(세입자가 전세 자금 대출을 받는 날 해당 주택의 소유권이 바뀌는 조건으로 이뤄지는 대출)도 서울 외 지역만 허용한다. 또한 비대면 주담대와 전세 대출에 없던 우대금리를 신설해 0.1%포인트 적용했다. 우대금리는 금리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하나은행도 주담대 일부 규제를 완화한다. 지난달 29일부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인 '하나원큐 아파트론' 한도를 기존 최대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올렸고 '하나원큐 주택담보대출'도 한도를 최대 5억원에서 7억원으로 올린다.
낮은 금리에 대출 수요가 몰렸던 KB국민은행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국민은행은 지난 4일부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인 'KB스타아파트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0.17%포인트 올렸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전월 대비 0.06%포인트 올렸고 주기형(5년) 대출금리도 기존 연 3.37~4.87%에서 연 3.43~4.93%로 0.06%포인트 상향했다.
농협은행은 오는 9일부터 수도권 소재 1주택 이상 차주의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일시 제한한다. 지난해 9월 수도권 2주택 이상 차주의 대출을 제한한 데 이어 한 단계 더 강화된 대출 규제다. 앞서 농협은행은 이달 초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접수와 대면 전세자금 대출의 다른 은행 대환 취급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주담대 영업에 나섰던 은행은 증가한 대출을 줄여야 하는 처지지만 규제를 조였던 은행은 실탄을 바탕으로 대출을 풀고 있다"며 "3단계 DSR이 본격 시행되면 대출 수요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지금이 수익을 낼 적기로 보는 은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은 오는 7월1일부터 차주의 대출금리에 가산금리인 '스트레스 금리'를 더한 3단계 스트레스 DSR를 시행한다. DSR는 차주의 대출 금리에 가산금리인 스트레스 금리를 더해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제도다.
주담대뿐 아니라 신용대출·기타 대출 등 사실상 모든 가계대출에 적용된다. 해당 제도가 시행되면 차주(대출자)가 갚아야 할 원리금 규모가 늘어나고 대출 한도는 줄어든다. 3단계 적용 시 연봉 1억원 수도권 거주자의 주담대 한도는 2단계 대비 약 3000만원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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