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배우 김지연이 '귀궁'을 통해 성장했다고 말했다.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로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SBS 금토드라마 '귀궁'(극본 윤수정/연출 윤성식) 출연 배우 김지연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김지연은 '귀궁'에 출연하며 생긴 다양한 에피소드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김지연은 '귀궁'에서 조모의 신기를 이어받은 영매 여리를 연기했다. 그는 실감나는 빙의 연기를 통해 원한귀들의 사연 해결은 물론, 결연한 눈빛을 빛내며 팔척귀에 맞서 긴장감을 조성하는 등 작품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또한 강철(육성재 분)과 로맨스를 통해 '혐관'이 '사랑'이 되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그려내 눈길을 끌었다.

김지연은 "마지막 회를 제작진과 다 같이 모여서 봤는데, 다들 고생한 보람이 있다고 했다"라며 "방송을 시작하기 전에 떨려서 잠을 못 잤는데 1회 시청률을 보고 놀랐다, 축하한다고 연락을 많이 받았다, 마지막까지 기분 좋게 끝나서 좋다"라고 했다. 이어 넷플릭스 등 OTT에서도 1위를 하는 등 인기를 얻은 걸 체감하냐는 말에 대해 "'드라마를 잘 보고 있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체감이 된다"라며 "극을 보고 다양한 해석을 해주시는 것도 좋더라"라고 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급해피엔딩'을 그린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지연은 "개인적으로는 새드 엔딩을 안 좋아해서 코미디로 풀어낸 게 좋았고 이 드라마의 색이 아닐까 했다, (강철이가) 사람이 아니니까 할 수 있는 재밌는 상황들이 많았던 것 같다"라며 "화경이 중요한 신이었다, 생략 과정이 아쉽긴 하지만 화경으로 끝내서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김지연/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귀궁'에 출연한 계기에 대해 김지연은 "대본을 재밌게 읽었고, 판타지 장르를 좋아하다 보니 '내가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또 귀신들이 나오는 이야기가 독특해 영상에 어떻게 담길지도 궁금했고, '전설의 고향'처럼 에피소드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도 좋았다, 이무기와 무녀의 사랑 이야기도 신선했고… 이 작품을 하면 많이 늘 수 있겠다 싶었다"라고 했다. 오컬트 장르에 출연하는 것에 대한 고민은 없었을까. 김지연은 "걱정도 되긴 했는데 원래 판타지물을 좋아한다, (출연 결정 후에는) '내가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는데 워낙 소재가 재밌고 개인적으로도 설화 속 귀신 이야기를 좋아해서 재밌게 촬영했다"라고 말했다.


캐릭터에 녹아들기 위한 노력도 전했다. 김지연은 "감독님이 한국적인 안무를 만들어서 굿하는 신을 촬영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이후 안무를 배웠는데 아이돌 안무와는 완전히 다르더라, 수업하는데 '걸그룹 안무 같다'라고 하셔서 선생님께 기본기부터 다시 배웠다,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만족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독경도 외우는 게 쉽지 않아서 냉장고에 붙여놓고 한 달 넘게 연습했다"라고 덧붙였다. 촬영하면서도 쉽지 않았다고. 김지연은 "화덕차사가 된 마지막 신은 3일 동안 촬영했다, 가장 힘들었지만 기억에 남는 신이다, 마지막 방송 날 그 장면을 보면서 '잘 나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무당 연기를 준비하면서 기이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는 그다. 김지연은 "가위를 눌린 적은 없다"라면서도 "자문해 주시는 분이 촬영할 때 어색할 수 있으니 집에서 연습을 해보라면서 방울을 하나 주셨다, 그걸 집에 가져와서 식탁 위에 두고 자는데 괜히 방울 소리가 들리는 것 같더라, 무당들은 그런 소리를 듣는 것으로 신내림 받은 걸 안다고 해서 현장에 가서 물어봤더니 (방울이) 귀신을 쫓는 물건이라고 하시더라, 기분 탓이었던 듯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신기하게 강철이가 현장에 올 때마다 날씨가 너무 안 좋았는데, 선생님이 '사람이 이무기인 척을 해서 여기 있는 이무기가 화났나 보다'라고 하셨다"라며 "원래 동네마다 산과 강에 이무기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너무 신기했다"라고 전했다.

김지연/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육성재와 호흡은 어땠을까. 김지연은 "성재는 연습생 기간을 같이 보낸 오랜 친구라 서로가 일하는 건 잘 찾아보지 않았는데, (이번에 함께 하니) 너무 잘해서 놀랐고 '확실히 선배님이다' 싶어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다"라며 "극 속 강철이에는 성재 본체가 많이 들어가 있었다, 장난기가 많은 것도 비슷했다"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성재는 장점이 많은 배우다, 판타지 연기가 과해 보이지 않는 것도 그 친구의 재능이다, 애드리브도 잘한다"라며 "아이돌을 준비하며 만난 친구라 연기를 할 줄도 몰랐고, 한 작품에 같이 출연할 거라는 상상도 안 해봤다, 그런데 지상파 드라마 주인공을 하다니 둘 다 잘 버텼다 싶다"고 했다.

이어 '절친'과 로맨스 연기에 대해 "로맨스를 하면서 이 친구의 눈을 쳐다보는 게 좀 어색하긴 했는데 오히려 그게 강철이와 여리의 감정선과도 잘 맞아서 좋더라"라고 했다. 키스신에 대해서는 "너무 추운 날이라 눈물이 흐르다 얼어버릴 정도였다, 그래서 더 잘 나올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쉬웠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주변에서도 두 사람의 로맨스 연기에 관심을 보였다고. 김지연은 "우주소녀 멤버들은 '어떻게 성재랑 로맨스를 찍냐, 둘 다 프로다, 신기하다'라고 하더라"라며 "지인들도 '진짜 둘이 뭐 없었어?'라고 하는데 16년 동안 뭐가 없었으면 없는 거 아닐까"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SBS 시상식을 처음 갔는데, 내년에는 저기 앉아있고 싶다고 생각했다"라며 "베스트 커플상을 노려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지훈과 호흡은 어땠을까. 김지연은 "지훈 선배님이 정말 준비를 많이 하시고 연기할 때도 엄청나게 집중하신다, 같이 작업할 때도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김지연/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귀궁'의 여리는 진취적인 캐릭터다. 김지연과도 비슷한 부분이 있을까. 그는 "여리와 이성적인 부분이 비슷하다 싶었다, 육성재는 '팩폭'하는 게 비슷하다더라"라며 웃었다. 주로 '센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대해 김지연은 "내가 가진 성향 안에서 잘 표현할 수 있는 걸 고르는 편"이라며 "정의롭고 옳은 말을 하는 캐릭터를 좋아한다, 능동적인 걸 잘 보여줄 수 있는 게 좋더라"라고 설명했다.

'귀궁'은 김지연에게도 많은 '도전'을 하게 한 작품이라고. 김지연은 "감독님이 극에서 '장르의 복합성'이 잘 보였으면 한다고 하시더라"라며 "궐에 있을 때는 정통 사극처럼, 판타지는 아예 판타지처럼 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 톤을 잘 맞추려고 했다"라고 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어려웠다, 캐릭터의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할 수도 있지 않나"라면서도 "그래서 '이 정도로 변화를 줘도 되나' 싶었는데 방송을 보니 더 해도 되겠더라, 찍을 때랑 화면으로 볼 때가 달라서 더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라고 했다.

김지연에게 '귀궁'은 힘들었지만 보람된 작품이다. 그는 "원래 촬영하면 잘 해내고 싶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다, 한계를 넘고 싶어 한다"라며 "이번에 '귀궁'을 하면서는 '앞으로 뭘 해도 잘할 수 있겠다, 이만큼 어렵진 않지 않을까'라는 걸 느꼈다, 한계를 뛰어넘게 한 작품"이라고 했다. 이어 "모니터링할 때 아쉬운 부분을 먼저 캐치하는 편인데, '귀궁'을 보면서 '다음 작품에서는 더 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다들 워낙 잘하다 보니 그렇게 정제돼 있지 않은 것들을 해보고 싶더라"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지연은 "드라마를 할 때 본체가 생각 안 났으면 좋겠다는 말이 있지 않나, 나 역시 이전 작품이 생각 안 나고 그냥 극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김지연/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러면서 "돌아보면 열심히 살았다, 앨범도 많이 내고 안 쉬면서 바쁘게 살아온 것 같다"라며 "배우로서 장르마다 대표작을 하나씩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귀궁'이 사극의 대표작이 되지 않을까 한다"라고 전했다. 시즌 2에 대한 질문에는 "반응이 좋으니 다들 시즌 2를 하고 싶어 하더라, 힘든 게 잊힌 것 같다"라며 "좋은 대본으로 나를 찾아주시면 나도 당연히 하고 싶다"라고 말한 뒤 웃었다.

한편 '귀궁'은 7일 16회로 종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