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불안한 3위' 롯데 자이언츠가 5위 KT 위즈, 6위 SSG 랜더스를 상대로 험난한 원정 6연전을 치른다. KT에 1경기 차, SSG에 1.5경기 차로 쫓기고 있는 상황에서 주춤할 경우 순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7위 KIA 타이거즈와 승차도 2.5경기에 불과하다.
롯데로선 위기이자 기회다. KT, SSG에 위닝시리즈를 거둘 경우 3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다질 수도 있다.
'거인 군단'의 장점은 단연 타격이다. 롯데는 팀 타율 0.287로 10개 구단 중 압도적 1위다. 0.266으로 2위에 자리한 삼성 라이온즈보다 무려 2푼 1리가 높다. 빅터 레이예스와 전준우가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며 타선을 이끄는 중이다.
그렇지만 이번 6연전은 마운드 싸움이 중요하다. KT는 팀 평균자책점이 3.42로 1위에 올라있고, SSG 역시 4위(3.55)에 자리했다. 두 팀 다 안정된 투수진이 강점이다.
롯데는 마운드가 불안한데, 그중에서도 선발진이 삐거덕거리고 있다. 롯데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4.91로 9위다.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5.02)와 차이가 크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주간 두 차례 등판할 '안경 에이스' 박세웅의 어깨가 무겁다. 로테이션에 따라 박세웅은 10일 수원 KT전에서 '1선발 같은 5선발' 오원석과 맞붙고, 15일 인천 SSG전에도 등판해야 한다.
박세웅은 꾸준하게 롯데 마운드를 책임진 토종 에이스다. 올 시즌에도 13경기에 등판해 8승 4패 85탈삼진 평균자책점 3.69로 활약했다. 다승과 탈삼진 부문에서는 국내 투수 중 1위이기도 하다.
다만 박세웅은 최근 부진의 터널에 갇혀있다. 초반 9경기에서 8승 1패 평균자책점 2.25로 빼어난 투구를 펼쳤으나 이후 4경기에서는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7.36으로 크게 흔들렸다.
단순히 승운이 따르지 않은 게 아니었다. 박세웅은 22이닝 동안 안타 27개와 4사구 16개를 허용하는 등 상당히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초반에는 잘 버티다가 4회 이후 급격히 난조를 보였다. 또한 안타 27개 중 14개가 2루타로 장타 허용이 많았다.
박세웅이 2021년부터 매 시즌 150이닝 이상 투구한 데다 각종 국제대회에 참가해 피로 누적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 팀은 더워지기 시작할 때 선발 투수의 체력 관리를 위해 등판을 한 차례 건너뛰게 해주기도 하지만, 박세웅은 시즌 개막 후 휴식 없이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중이다.
박세웅은 다시 좋은 흐름을 타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전 소속팀' KT를 만나는 건 나쁘지 않다.
박세웅은 통산 KT를 상대로 15승 7패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했다. 승수는 상대한 9개 팀 중 가장 많다.
또 박세웅이 가장 최근 승리를 거둔 경기도 5월 11일 수원 KT와 더블헤더 1차전으로, 당시 6⅓이닝 4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잘 던졌다.
한 달 만에 수원에서 KT를 상대하는 박세웅으로선 이번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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