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불륜을 의심했다가 되레 의처증 환자로 의심받고 있다는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내의 반복된 늦은 귀가와 수상한 문자메시지를 보고 불륜을 의심하게 된 남편의 사연이 전해졌다.

10일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아내와 결혼한 지 14년 정도 된 남편 A씨가 고민을 털어놨다. A씨에 따르면 그는 11세와 9세가 된 두 아들이 있다. A씨 아내는 서울에서 유명한 입시학원 수학 강사다. A씨는 "아내는 오후 1~2시쯤 출근해 밤늦게 퇴근한다. 택시를 자주 이용했는데, 어느 날부터 늘 같은 택시가 아내를 데려다주는 걸 알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아내에게 농담 섞인 말투로 "전용 택시 기사라도 생긴 거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내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기사를 알게 됐는데, 퇴근 시간이 맞으면 이용하는 거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A씨는 아내가 해당 택시에서 내리는 걸 여러 번 보자 의심이 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A씨는 우연히 아내의 카카오톡 대화 창을 보게 됐다. 상대 이름은 '흑기사'로 저장돼 있었는데, A씨는 순간 택시기사일 거란 느낌이 왔다. 대화에는 '우리 집 안방보다 오빠 택시가 더 편하다' '오빠 택시에서 잠시 쉬고 싶다' '언제든 와서 쉬어라, 네가 탈 땐 미터기는 돌지 않아' 등의 내용이 담겼다.

A씨는 "심지어 몇 달 전에는 학원 보강이 있다더니 택시 기사의 스태미나 보강을 해줬나 보다. 서울 근교의 유명한 장어집에 같이 다녀온 사진도 있었다. '정력엔 장어 꼬리가 최고'라며 웃는 문자를 보자마자 손이 떨렸다"고 고백했다.


결국 A씨는 아내에게 이 사실을 추궁했다. 하지만 아내는 택시 기사는 초등학교 선배였고, 동창이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산다는 걸 알려줘서 만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어집도 동창과 셋이 다녀온 것이라며 A씨를 되레 의처증 환자 취급했다.

A씨는 "지금 당장이라도 이혼하고 싶지만, 불륜이라는 확실한 증거는 없고 정황만 있다"며 "아내가 일하는 학원 게시판에 이 모든 사실을 올리면 어떻겠냐. 모든 걸 알고 있었을 동창에게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조언을 구했다.

이에 이준헌 변호사는 "자주 만나서 식사하고 부적절한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도 법적으로 불륜으로 볼 수 있다. 육체적인 외도가 아니라 정신적인 차원의 외도라고 해도, 그런 행위 때문에 부부 사이의 신뢰가 깨질 수 있다면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아내가 택시 기사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보면 충분히 부정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가능한 많은 정황증거가 확보되고 그 증거들을 종합했을 때 주장을 입증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면서 "결정적인 증거가 이미 확보된 상태에서 상대방을 압박해 소송 전에 유리한 합의를 받아낼 목적이라면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이 괜찮은 방법이 될 수 있겠으나, 별다른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용증명부터 보낼 경우에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또 "아내의 학원 게시판에 불륜 사실을 올리는 것은 정보통신망법에서 금지하는 명예훼손 행위에 해당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택시 기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있어도 아내 친구에게까지 손해배상 청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