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약 4000억원 급증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오는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사흘 만에 약 4000억원 급증했다.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 대상에 마이너스통장이 포함되면서 미리 대출받으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 5일 기준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39조3260억원으로 지난 5월 말과 비교해 3976억원 증가했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 4월 말 한 달 새 3501억원 늘어난 뒤 5월 말에도 3560억원 증가한 바 있다. 6월은 영업일 기준 3일 만에 4000억원 가까이 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DSR은 차주의 상환능력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로 차주가 보유한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소득으로 나눠 산출한다. 대출은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자동차할부금융 등이 포함된다.


3단계 스트레스 DSR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적용되는 스트레스 금리를 기존 1.2%에서 1.5%로 상향 조정한다. 반면 지방은 기존 0.75% 수준을 올해 말까지 유지한다. 스트레스 금리가 높아지면 대출 한도가 줄어들기 때문에 규제 시행 전에 가계대출을 받는 차주가 늘고 있다.

5대 은행의 5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8조812억원으로 전월(743조848억원) 대비 4억9964억원 늘었다. 지난 4월(4조5337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4조원대로 가계대출이 폭증했던 지난해 9월(5조6029억원)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가계대출 관리에 나선 은행은 금리를 높이거나 대출 모집을 조기 마감하는 등 일찌감치 대출 수요를 조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4일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의 하단 금리를 0.17%포인트 올렸다. 주담대 금리 하단은 3.7%에서 3.87%로 올라갔다.


우리은행은 지난 2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06%포인트 올렸다. 케이뱅크도 지난 2일 아파트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29%포인트 올렸다. 농협은행은 9일부터 수도권 소재 유주택자의 주담대를 제한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대출 수요가 몰린 은행이 일부 금리를 올려 대출 수요 조절에 나선 모습"이라면서도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예대금리차를 사상 최대 수준으로 유지한 은행은 새 정부 출범에 대출금리 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