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일본 니프로 코퍼레이션(니프로)과 손잡고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선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왼쪽)과 사노 요시히코 니프로 코퍼레이션 사장이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일본 니프로 코퍼레이션(니프로)과 손잡고 일본 바이오시밀러 시장 공략에 나선다.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일본에서 현지 제약사와의 협업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경쟁사들의 일본 진출이 더딘 상황에서 시장 선점 효과도 기대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전날 일본 니프로와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상업화를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일본 진출을 위해 현지 기업과 협업을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계약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제품 개발과 생산·공급을, 니프로는 일본 내 유통과 판매를 담당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그동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왔다. 이번 일본 진출은 최근 시장을 확대하는 기조 속에서 추진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아이큐비아 재팬에 따르면 일본은 2023년 기준 의약품 시장 규모가 약 11조2806억엔(약 105조8800억원)에 달해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시장이다. 특히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9.1%에 달하는 초고령사회로, 자가면역질환 등 만성질환 치료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기회의 땅으로 평가된다.

일본은 바이오시밀러 도입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느린 편이다.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선호가 강하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러한 진입 장벽을 고려해 니프로와 손을 잡았다. 니프로는 1954년 설립된 의료기기 전문 기업으로 지난해 연매출은 약 5조6000억원에 달한다. 일본 내 의료기기와 제네릭 의약품 공급 분야에서 오랜 전통과 노하우를 갖춘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진출을 선언했지만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SB17은 일본에서 판매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다. 허가 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일본 제약사와 사전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은 일본 시장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조치로 해석된다. 허가 즉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선제적 대응 전략이라는 평가다.
SB17 앞세워 일본 진출… 니프로와 손잡고 시장 선점 기대
사진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 전경.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스텔라라 시밀러 SB17의 일본 출시를 공식화했다. SB17은 판상 건선,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사용되며 지난해 한국과 유럽, 지난 2월에는 미국에 출시됐다. 오리지널 약인 스텔라라는 자가면역질환 분야에서 대표적인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2023년 기준 글로벌 매출이 103억6000만달러(약 14조1393억원)에 달한다. 일본 내 시장 규모는 약 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스텔라라 시밀러는 미국, 유럽 등지에서 다수 출시됐지만 일본 시판 사례는 많지 않다. 2023년 알보텍의 AVT04가 일본에서 스텔라라 시밀러 중 최초로 승인됐다. 이후 바이오콘 바이오로직스(BBL)가 지난해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허가를 받아 지난 5월 우스테키누맙 BS 피하주사를 일본에 출시했다. 셀트리온의 스테키마는 지난 3월 PMDA 승인을 받았지만 일본에서 정식 출시하지 않은 상태다.

SB17의 개발 시점은 동아에스티와 셀트리온보다 늦었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스위스 제약사 산도즈와의 협력을 통해 유럽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일본에서도 현지 제약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시판 허가 이후 빠른 시장 확산과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파트너사인 니프로 코퍼레이션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일본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 및 의료 미충족 수요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세계 다양한 지역 환자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전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