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 유럽 소재 제약사와 1025억원 규모의 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계약 규모는 지난해 매출(4조5473억원)의 2.25%에 해당한다. 경영상 비밀유지 사유로 구체적인 계약 상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계약은 올해 다섯 번째 신규 수주로 지난 1월 2조747억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4월 7373억원, 5월에는 두건에 걸쳐 총 4405억원 규모의 계약을 잇달아 확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 상반기 누적 신규 수주액은 3조3550억원이다. 지난해 전체 수주액의 62.1%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간 수주액은 ▲2022년 1조7835억원 ▲2023년 3조5009억원 ▲지난해 5조4035억원 등으로 매년 최대 수주 규모를 경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연간 6조원 돌파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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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CAPA 앞세워 글로벌 고객사 '정조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5공장(18만리터) 가동을 시작하며 총 생산능력을 78만4000리터로 확대했다. 이는 단일 기업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올해부터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꼽히는 다중특이적 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CDMO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신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도 마쳤다. 인공지능(AI) 기반 공정 운영 등 디지털 전환 전략도 소개할 계획이다.
바이오USA는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 관계자 약 2만명이 참여하는 대형 비즈니스 행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해당 행사에서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와 역대 단일 계약 기준 최대 규모의 수주를 성사시킨 바 있다. 올해는 경쟁사인 중국 우시바이오가 불참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그 공백을 메우며 우시바이오의 기존 고객사를 확보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APA 확대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앞세운 만큼 글로벌 빅파마와의 추가 계약 성사에도 기대가 모인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상위 제약사 20곳 중 17곳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 지난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시작으로 3월에 디캣 위크, 5월에 PEGS 보스턴, 이달 바이오 USA 등 주요 국제 행사에 연달아 참가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명확히 분리된 CDMO 사업을 중심으로 생산 CAPA, 포트폴리오, 지역 등 세 축에서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제2바이오캠퍼스(5~8공장)를 통한 글로벌 생산 경쟁력 강화와 함께 기존 단일항체 위주의 CDMO에서 차세대 모달리티와 프리필드 시린지(PFS) 등으로 역량을 넓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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