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만족시킨 로봇개 스팟, 미국 예능 프로도 접수

보스톤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이 미국 예능 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 무대에 올라 심사위원단의 호평을 받았다. 사진은 2022년 CES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로보틱스 비전 발표를 위해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 위로 등장하던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미국 방송사 NBC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에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 5대가 출연해 단체 군무를 선보이는 진풍경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현대자동차차그룹의 로봇 전문 기업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아메리카 갓 탤런트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보스턴다이나믹스가 로봇 댄싱으로 역사를 새로 쓰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아메리카 갓 탤런트'는 일반 참가자들이 출연해 노래나 춤, 마술, 성대모사 등 자신만의 재능을 뽐내는 프로그램이며 공연이 끝나면 4명의 심사위원이 각자 '예스' 또는 '노'로 평가를 한다. '예스'를 셋 이상 받아야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영상을 보면 무대에 오른 스팟 다섯 대가 퀸(Queen)의 '돈 스탑 미 나우'(Don't Stop Me Now)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스팟은 함께 모였다가 퍼지기도 하고 좌우로 흔들며 멋진 댄스를 뽐냈다. 로봇 팔의 앞부분이 가사에 맞춰 실제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동작도 선보였다.

아쉽게도 다섯 대 모두 완벽한 모습을 보이진 못했다. 노래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한 대는 동작을 멈추며 주저 앉았고 무대가 끝날 때까지 나머지 네 대만으로 무대를 마쳤다. 관람객들은 기립박수를 치며 스팟의 재밌는 무대에 화답했다.

보스톤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이 미국 유명 예능 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 무대에서 춤을 춰 심사위원단의 호평을 받았다. /사진=아메리카 갓 탤런트 유튜브 채널

한 심사위원은 "하나의 로봇이 멈춰서 있는 게 나았을지 모른다. 이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흥미로운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심사위원이 "고칠 수 있는 건가"라고 물었고 보스톤다이나믹스의 연구원이 "물론이다. 보스톤다이나믹스에는 '만들고, 부수고, 고친다'라는 말이 있다"고 답했다.

그 순간 주저 앉아있던 스팟 1대가 정상 작동하며 일어섰고 무대 중앙으로 이동해 힘차게 다시 춤을 추자 큰 함성이 쏟아졌다.

다른 심사위원은 이런 광경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무대라고 평가했고 또 다른 심사위원은 훌륭한 무대를 선사해 줘 고맙다며 호평했다.

이어 네 명의 심사위원 전원은 스팟의 무대에 대해 "예스"를 주며 다음 무대를 기약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 관계자는 "춤추는 동작에 특화된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매끄럽고 감정적인 동작 구현이 가능했다"며 "방송에 다시 초대받는다면 스팟을 활용한 새로운 공연을 선보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현재 보스턴다이나믹스는 강화학습 기반의 지능형 로봇 개발을 위해 역량을 키우고 있으며 이족보행 로봇 아틀라스는 이르면 연내 완성차 생산라인에 투입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