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는 12일 한은 창립 75주년 기념사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은 0.8%로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를 제외하면 지난 30년 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경기부양 정책이 시급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 정도의 경기부양이 적절한지를 판단하기 위해선 낮은 성장률을 단순히 경기순환의 관점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시각에서도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경기 부양을 위해 추경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이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의 서면 질의에 "내수 침체에 대응해 추경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실집행률을 높이는 것이 긴요하다"고 답했다.
정부는 현재 20조원 이상의 추경 편성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13조8000억원 규모의 1차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이재명 정부는 2차 추경을 통해 20조원 이상 규모의 재정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 총재는 2차 추경의 인플레이션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이 총재는 "최근 성장세가 크게 약화해 있는 데다가 정부 지출은 물가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13조8000억원 규모의 1차 추경이 올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2차 추경에 대해 "올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1·2차 추경 효과를 함께 고려할 경우 내년 물가상승률에 소폭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은은 2차 추경의 적정 규모에 대해 "추경 규모는 경제 상황이나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국회와 정부가 협의해 결정할 사항"이라며 "구체적인 규모를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1차 추경 편성 전인 지난 2월18일 국회에서 "추경을 15조~20조원 규모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의 2차 추경 촉구에 대해선 한 발 물러섰다. 이 총재는 지난 4월 30일 국회에서 "성장률이 낮으니까 무조건 추경이 많아야 한다는 논리는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 의원은 "20조원 이상의 적극적인 추경 편성을 신속하게 추진해 경제와 민생을 살려야 한다"며 "세입 경정과 더불어 적극적인 채무조정 방안까지 담아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추경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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