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처음으로 기업공개에 대해 언급하면서 업계가 무신사의 기업가치 상향 규모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무신사
기업공개(IPO)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여왔던 무신사가 IPO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무신사의 기업가치에 다시금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유니콘 기업인 무신사가 상장 전 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을 뜻하는 '데카콘'이 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무신사 글로벌 파트너스 데이'에서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글로벌 사업 자금 조달을 위해 IPO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IPO 주관사를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IPO를 앞둔 무신사의 기업가치 상향 규모에 주목하고 있다. 무신사 글로벌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전체 거래액 규모가 현재 4조원에서 5년 내 1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하반기 거래액 4조원을 기록하던 당시 무신사의 기업가치는 3조5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최근 거래액과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기업가치가 최대 5조원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다. 글로벌을 중심으로 거래량 증가와 실적 개선이 이어진다면 무신사가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 기업까지 넘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준모 대표는 아마존과 구글을 거쳐 29CM를 성공적으로 키워낸 인물이다. 이번 파트너스 데이에서 그는 2030년까지 글로벌 거래액 3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을 100개 이상 오픈하고, 중국 시장에서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충분히 가능' vs '꿈의 숫자'… 업계별 반응 엇갈려
이달 10~11일 진행된 '무신사 글로벌 파트너스 데이' 행사에서 키노트 발표를 진행하고 있는 박준모 대표. /사진=무신사
스타트업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신사의 데카콘 가능성에 대해 "통상 고성장 중인 스타트업 기업은 영업이익의 30~40배를 기업가치로 평가하는 추세를 고려한다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라며 "무신사가 거래액 10조원을 달성한다면 영업이익률을 보수적으로 3% 이하로 잡더라도 데카콘 달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무신사는 2023년 영업이익의 35배를 기업가치로 인정받았다. 무신사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6%이며, 패션 플랫폼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약 7%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거래규모 10조원 이상 ▲매출 5조원 이상 ▲영업이익 30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무신사는 지난해 연간 거래액 4조5000억원, 매출 1조2427억원, 영업이익 102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2929억원, 영업이익 176억원을 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현재 상황에서 패션플랫폼 기업가치 10조원은 '꿈의 숫자'에 더 가깝다"며 "무신사가 데카콘이 되려면 영업이익이 1조원은 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3년 35배수로 가치 평가를 받은 것은 성장 곡선이 가팔랐을 때였고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봤다.

그러면서 "K패션은 시장 특성상 K뷰티보다 글로벌 성공 장벽이 높은 것이 현실"이라며 "몸집이 커질수록 성장 가능성은 보수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높은 밸류를 받으려면 이번 글로벌 사업이 또 다른 모멘텀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