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혁신창업 생태계를 이끄는 금융권은 민간부문의 대표 액셀러레이터를 자처하고 신생기업과 상생을 이어간다. KB국민은행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는 2021년부터 손 잡고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KB유니콘클럽'을 가동해 지난해까지 총 46개의 스타트업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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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유니콘, 미국 CES서 기술 인정 받아… 5기 10개사 선정━
17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KB유니콘 4기에 참여한 AI(인공지능)기반 수어번역 기술 기업 케이엘큐브는 올해 'CES 2025' 혁신상과 '에디슨 어워드' 은상 수상 등 글로벌 무대에서도 기술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초까지 총 40억원 규모의 Pre(프리)-A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김종화 케이엘큐브 대표는 "KB유니콘 활동이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데 단단한 디딤돌을 형성 계기가 됐다"며 "'기술로 연결하는 진짜 세상'을 이루기 위해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는 수어 언어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국민은행은 KB유니콘 5기 기업 10곳을 선정했다. 이번 모집에는 총 208개사가 신청·접수해 2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선발된 기업 10곳은 직접 투자(1~3억원 규모) 검토, TIPS 추천 기회, 맞춤형 액셀러레이팅, 글로벌 진출 및 오픈이노베이션 연계, 경기도 판교 내 개방형 오피스 입주 지원 등이 제공된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는 "KB유니콘클럽 5기 킥오프 미팅을 시작으로 12월까지 7개월간 참여기업의 성장을 위한 다각적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성장 잠재력을 지닌 초기 기업이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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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사내벤처 키운다… 아이디어가 비즈니스 모델로 상용화━
국민은행의 눈에 띄는 스타트업 지원 활동은 분사형 사내벤처다. 은행 조직 한계를 벗어나 민첩하고 독립적인 스타트업을 배출하는 분사형 사내벤처는 국민은행의 내부 아이디어와 인력을 바탕으로 실제 시장에서 경쟁 가능한 기술기업을 키운다. 금융업의 경계가 사라지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디지털금융 환경 속에서 금융소비자의 편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국민은행은 2019년 이후 그룹 내 사내벤처 제도를 통해 총 10개 팀을 배출했고 올해는 첫 독립분사 사내벤처이자 소상공인을 위한 세금환급 플랫폼 기업인 택스티넘과 제휴해 '사장님 세금환급 받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KB스타기업뱅킹 앱에 탑재된 사장님 세금환급 받기 서비스는 개인사업자들이 놓치기 쉬운 세무·노무 혜택을 손쉽게 신청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조회·신청이 가능한 서비스는 정규직 채용을 늘린 사업자가 최대 1450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고용증대 세액공제 환급' 제도와 청년·경력단절여성 등 취약계층 고용 사업자에게 최대 850만원을 주는 '고용지원금' 제도 등이다.
2015년 국민은행에 입행해 중소기업부에서 소상공인 지원 업무를 맡은 이경구 택스티넘 대표는 2022년 사내벤처에 도전해 지난해 말 회사를 독립 분사한 후 1년 만에 서비스를 세상에 선뵀다.
이 대표는 "은행에 근무하면서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특화된 세무·노무 관련 서비스가 절실하다는 것을 체감했다"라며 "KB금융과 협업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세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직원들의 다양한 신사업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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