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에 이른바 3000피 기대감이 오르는 가운데 외국인 매수세가 거세다. 사진은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사진=뉴시스
이달 첫 거래일 2600대에서 시작한 코스피가 2900대에서 움직이며 이른바 3000피 기대감이 오르는 가운데 외국인 매수세가 거세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첫 거래일이었던 2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 거래량은 6000만주 순매수를 기록했다. 거래대금으로는 4조6120억원을 사들였다. 지난달 2~16일 120만주·1조2840억원 순매수 대비 매수 규모를 키운 것이다.


순매수 종목 가운데서는 SK하이닉스가 1조2800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이어 ▲삼성전자(5720억원) ▲HD현대일렉트릭(2290억원) ▲현대차(229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210억원) 등이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4910억원) ▲HMM(1860억원) ▲카카오(1650억원) ▲삼성SDI(1220억원) ▲펩트론(1000억원) 등은 순매도 상위 5개 종목에 올랐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는 배경으로는 미중 갈등 완화 등 대외 변수와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및 자본시장 선진화 기대감 등 대내 변수가 복합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매수분을 모두 환불했던 이유는 트럼프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국내 밸류업 정책 실망, 계엄 이슈가 중첩됐기 때문"이라며 "4월 초 상호관세 부과 시점 이후로 매도세가 가팔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매크로 환경 개선에 따라 한국 시장 비중을 확대하고 추가 바스켓을 매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 역시 외국인에게 매력적인 요인이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16일 101.04에서 이날 98.15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399원에서 1362원으로 내렸다.

개별 종목 매수·매도를 가른 기준으로는 주도주 여부와 펀더멘탈이 거론된다. 순매수 상위 업종과 관련해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2주간 외국인 매수 전략은 지수 추종과 주도주 매수"라며 "새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 리레이팅 기대감에 가파른 상승이 나타나면서 지수 추종이 발생하고 증시 주도 업종에 높은 강도의 자금 유입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 업종에는 "외국인은 펀더멘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2차전지가 가장 특징적"이라고 짚었다. 그는 "올해 2차전지 연간 영업익 추정치는 연초 대비 약 60% 가량 하향 조정됐다"며 "부정적인 컨센서스가 회복되지 못한 상황으로 외국인 수급 유인이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