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 2025.6.17/뉴스1 ⓒ News1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지난해 KBO리그 홈런왕에 오른 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은 올 시즌 허리와 햄스트링 통증으로 두 차례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 때문에 20경기를 뛰지 못했는데, 최근 맹타를 휘두르며 홈런 3위까지 뛰어올랐다.


이에 대해 데이비슨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나는 슬로스타터"라면서, 홈런왕 2연패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공룡 군단' 4번 타자 데이비슨은 17일 경기까지 4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4(160타수 55안타) 14홈런 41타점 27득점 장타율 0.650 출루율 0.402 OPS(출루율+장타율) 1.052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28일 1군 선수단에 복귀한 뒤에는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특히 6월 홈런(6개)-장타율(0.796) 1위, OPS(1.287) 2위, 타율(0.408)-타점(13개) 3위, 출루율(0.491) 4위, 득점(9개) 공동 9위에 올라있는 등 월간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데이비슨은 "현재 컨디션이 매우 좋다. 아픈 데도 없다"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하게 시도했는데 다행히 잘 유지되고 있다. 그 덕분에 좋은 타격감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히 변화를 준 것은 없다. 17년 동안 야구선수로 생활하면서 계속해서 같은 행동을 이어갔다. 스윙 메카닉도 굳이 바꾸지 않는다. 타석에 들어섰을 때도 공을 잘 맞히기 위해 노력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비슨은 특히 6월에 강하다. 지난해 홈런 46개로 타이틀을 거머쥐었는데, 그해 6월에 무려 12개 아치를 그렸다. 올해도 6월에만 벌써 6개의 공을 담장 밖으로 날려보내고 있다.

NC 다이노스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은 2024 KBO리그에서 46개 아치를 그려 홈런왕에 올랐다. 뉴스1 DB ⓒ News1 김도우 기자


그는 "나는 슬로스타터다. 시즌 개막 후 점차 좋은 성적을 내면서 시즌을 마쳐왔다"며 "다만 올해 시즌 초반 부진에는 예상 밖 변수도 있었다. (3월 말) 창원NC파크 구조물 추락사고 여파로 한동안 원정을 다녀야 했다. 이는 우리 NC 선수들의 경기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NC는 떠돌이 생활을 마치고, 지난달 30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창원NC파크에서 다시 홈 경기를 치르게 됐다. 이런 가운데 데이비슨의 가족이 한국을 찾은 것도 심리적 안정감을 줬다.

데이비슨은 "현재 아내와 아이 둘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가족의 존재는 멘털에 큰 도움이 됐고, 경기력에도 긍정적 효과를 줬다"고 말했다.

현재 KBO리그 홈런 1위는 25개를 터뜨린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다. 11개 차로 뒤져 있는 데이비슨은 서서히 홈런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추격하고 있다.

그는 "2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면 정말 기쁠 것이다. 솔직히 욕심도 있다. 20경기에 결장했으나 지금처럼 루틴을 유지하며 좋은 타구를 날리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라며 "다만 디아즈가 현재 워낙 잘하고 있기 때문에 홈런왕 경쟁을 너무 의식해선 안 된다. 최대한 마음을 비우고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타격하는 NC 다이노스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 뉴스1 DB ⓒ News1 오대일 기자


데이비슨은 지난 시즌 종료 후 NC와 1+1년 총액 32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올해도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구단 옵션에 따라 내년에도 NC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 이는 데이비슨에게 강한 동기부여가 된다.

그는 "한국 생활이 정말 마음에 든다. 꾸준하게 잘해서 한국에서 계속 뛰어 은퇴하고 싶다"고 웃었다.

NC는 8위(30승 4무 33패)에 머물러 있으나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KT 위즈와 승차는 불과 3.5경기다. 아직 반환점도 돌지 않은 상황에서 충분히 추월할 수 있는 거리다.

데이비슨은 "NC는 좋은 팀이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완전체가 된다면 순위가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믿는다"고 자신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