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하위로 추락한 대구FC. 최근 8경기동안 승리가 없다. 조급하겠지만 이럴 때 일수록 차근차근 승점을 따내야 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마지막 승리가 5월3일이었다. 그 뒤로 한 달 반이 더 지났는데 아직 승전고가 울리지 않고 있다. 최근 8경기 3무5패. 뛰는 선수들도 지켜보는 팬들도 애가 타들어간다.


19라운드 현재 3승4무12패 승점 13으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대구FC 이야기다. 이제 시즌 반환점을 지났을 뿐인데 벌써부터 유력한 강등 후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다른 팀들과의 격차가 꽤 벌어졌으니 이런 평가가 이상하지는 않다. 하지만 아직 일정은 많이 남았다.

당장의 위치 때문에, 이미 많이 잃어버린 승점 때문에 조급한 마음이 생기겠으나 한 번에 승점 5점씩 따낼 수는 없다. 쫓길수록 필요한 것은 한걸음씩 나아간다는 자세다.

대구FC가 21일 오후 7시 강릉하이원아레나에서 강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20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김병수 감독 체재로 전환한 뒤 4번째 치르는 경기다.


5월말 대구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 6월부터 팀을 이끌고 있는 김병수 감독은 부임 후 3경기에서 2무1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김병수호 체제에서도 승리는 없다. 그러나 이전까지 5경기 1무4패의 참혹한 성적에 비하면 진일보한 전적이다.

지휘봉을 잡자마자 '병수볼'이라 불리던 자신의 스타일을 버리고 '지극히 현실적인 축구'를 펼치겠다고 공언한 김병수 감독이다. 일단 실점하지 않는 경기, 어떻게든 지지 않고 승점을 나아가 승리를 추구하는 경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까닭이다. 그래서 첫 번째 포인트로 잡은 게 수비 안정이다.

대구가 올 시즌 바닥까지 추락한 가장 큰 원인은 허술한 후방 탓이 크다. 실점이 32개로 가장 많다. 최다실점보다 씁쓸한 것은 실점 없이 끝나는 경기가 없다는 것이다. 개막 후 지금껏 19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실점으로 마무리한 경기는 3월1일 포항스틸러스와의 3라운드(0-0) 뿐이었으니 좀처럼 승점을 쌓을 수 없었다.

팀의 가장 약한 고리가 무엇인지 파악한 김병수 감독은 지난 A매치 브레이크 기간 동안 수비 훈련에 집중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베테랑 센터백 홍정운과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를 겸할 수 있는 정현철을 영입한 것 역시 일단 골문을 내주지 않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대구FC의 지휘봉을 잡은 김병수 감독은 수비를 안정화 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축구를 추구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 3경기를 통해 어느 정도 희망을 본 대구 입장에서 다가오는 강원 원정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난해 돌풍을 일으키며 리그 준우승까지 차지한 강원은 올 시즌 전력 누수와 함께 애를 먹고 있다. 특히 공격력이 크게 떨어졌는데, 경기 당 1골도 넣지 못하는 빈공 속에서 리그 10위까지 추락했다.

최근 4경기 전적은 1무3패. 이 기간 강원은 3골을 넣고 9점을 내주는 극심한 공수 불균형으로 흔들렸다. 대구만큼 흔들리고 있는 팀이다. 원정이지만 어떻게든 승점을 챙겨와야하고, 무승 고리를 끊어낸다면 금상첨화다.

대구는 최근 브라질 출신의 미드필더 카를로스와 윙어 지오바니를 영입해 공격력을 보강했다. 에이스 세징야를 비롯해 부상자들도 7월에는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반격을 도모하고 있기에 더 이상 밀리지 않고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

대구는 지난 라운드 포항전에서 1-1로 비겼다. 안방에서 팬들의 성원 속 치른 경기였는데 전반 31분 포항 오베르단에게 일격을 허용했고 내내 끌려갔다. 그러나 찌는 더위 속에서 포기하지 않았던 대구는 후반 9분 투입된 베테랑 에드가가 자신의 장기인 높은 점프 후 헤딩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려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후반 37분, 오랜 기다림 끝에 에드가의 동점골이 터졌을 때 김병수 감독과 대구 선수들 그리고 대구iM뱅크PARK에 모인 팬들은 잔류가 확정된 것처럼 세리머니를 펼쳤다. 지금 대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렇게 간절하게 뛰면서 지지 않고 버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