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인 씨즈데이터 대표는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씨즈데이터 사무실에서 '연간 40조원 규모의 벤처투자'를 공언한 이재명 정부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부의 벤처 투자로 스타트업이 성장하면 신파일러 등 금융 소외계층을 도울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확대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은행권에서 개인사업자는 대출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소득이 일정하지 않고 단기 자금 수요가 있을 때 카드 현금서비스 등 고금리 상품을 활용하는 경우가 잦아 신용점수가 낮다.
씨즈데이터는 통장적요(통장메모), 카드거래 등 가공하기 어려운 비정형 데이터를 분류·가공하는 솔루션 다줌을 개발했다. 다줌으로 대안신용평가모델을 구축해 금융 소외계층의 대출 승인율을 높인다.
정 대표는 "갚을 능력이 있는 자영업자도 과거 대출 이력과 낮은 개인 신용도 탓에 대출이 거절되거나 한도가 충분히 나오지 않는 문제를 겪고 있다"며 "사업장 상황과 업황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신용평가 체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다줌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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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협업 강화해야"… 해외로 뻗어가는 'K-스타트업'━
씨즈데이터의 데이터 분석 기술인 다줌은 입출금 등 현금 흐름과 소비·지출 등을 통해 고객 성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통장에 찍히는 송금·수취인 정보인 적요와 같은 금융 거래내역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 다양한 금융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고객 관계 관리(CRM)와 연계해 은행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고도화 작업도 진행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출·보험 등 적절한 상품을 추천해준다.
정 대표는 "정보 비대칭 현상은 사회 곳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며 "창업 초기 부족한 정보와 자금·인력난에 '일인 다역'을 맡아 꼬박 밤을 새우며 고군분투했고 사업 타당성을 계속 검증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제도는 금융회사와 스타트업이 협업할 수 있는 '위탁 테스트'다. 금융위원회와 한국핀테크지원센터가 진행하는 위탁 테스트는 금융회사가 스타트업의 특정 기술을 도입하기 전까지 시범운영하며 스타트업이 도전할 기회의 장을 마련한다.
그는 "위탁 테스트는 창업 초기 기술과 투자 정보가 부족할 때도 도전하고 사업 아이템을 상용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 성장 동력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씨즈데이터의 든든한 금융 파트너는 신한금융그룹이다. 2023년 신한금융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퓨처스랩 9기'에 참여한 씨즈데이터는 신한은행 2개 부서(데이터유닛·모형공학부)와 실제 개념 검증 협업을 진행했다.
올해로 11년 차를 맞은 신한 퓨처스랩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투자금액 1023억원 ▲협업 비즈니스 311건 ▲예비 유니콘 2개 사 및 아기 유니콘 26개 사 배출 등 성과를 거뒀다. 씨즈데이터는 올 하반기 퓨처스랩의 '2025 대·중·소기업 동반진출 글로벌 사업화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베트남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정 대표는 "새로운 기술력을 장착한 스타트업이 혁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육성부터 협업 연계, 투자 확대,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퓨처스랩 사례가 많아지길 기대한다"며 "상생금융을 펼치는 금융회사와 미래금융 혁신을 위해 새로운 데이터 분석 개발에 힘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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