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K팝 아이돌이 악귀와 싸우며 세상을 구한다니, 신선한 설정으로 예상치 못한 글로벌 흥행 돌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다.
지난 20일 공개 이후 넷플릭스 글로벌 1위를 차지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케이팝 슈퍼스타인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몬스터 호텔' 등의 소니 픽처스가 제작을 맡았고, 매기 강은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크리스 애플한스는 공동연출로 참여했다.
영화는 대형 스타디움을 팬들로 가득 채우는 세계적 인기 걸그룹 '헌트릭스'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이들의 정체는 사실 대대로 이어져 온 헌터다. 헌터는 자신들의 목소리로 악령을 쫓아내 세상을 지킬 방패인 혼문을 만들기 위해 전 세계를 다니며 노래한다. 이들은 공연이 없을 땐 용감한 악마 사냥꾼이 되어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초자연적 위협으로부터 사람들을 지킨다. 그러던 어느 날, 마성의 매력으로 사람들을 사로잡는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가 혜성처럼 등장한다. 사실 이들은 저승사자인 진우를 중심으로 헌터에 맞서기 위해 결성된 그룹이었다. 루미와 미라, 조이는 이들이 비밀을 감추고 있는 악마라는 사실을 알고, 사람들의 혼을 빼앗으려는 사자 보이즈와 조용히 맞서 싸운다. 동시에 출생의 비밀을 지닌 루미와 이를 우연히 알게 된 진우는 몰래 만나기 시작한다.
K팝 퇴마 액션이라는 신선하면서도 낯선 조합이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다소 섞기 힘들어 보이는 요소들이 뭉친 만큼, 악마를 물리친다는 단순한 줄거리와 확고한 '권선징악' 이야기를 풀어냈다. 또 완벽한 헌터인 줄 알았던 헌트릭스 멤버들에게도 각각의 서사를 부여해 성장형 캐릭터로 구축했고, 사자 보이즈의 진우 역시 결함이 있는 저승사자로 표현해 몰입도를 높였다.
이야기가 유치하고 단순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히어로와 퇴마 액션, 코미디까지 더해지니 눈이 심심할 틈 없다.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즈가 예능과 시상식에 출연하고 팬사인회를 하는 등 실제 K팝 아이돌 활동을 제대로 묘사한 것은 물론, 헌트릭스 3인방이 김밥과 컵라면을 허겁지겁 해치우거나 사자 보이즈의 외모에 반하는 모습, 루미와 진우의 첫 만남에 '사내맞선' OST인 멜로망스의 '사랑인가 봐'가 깔리는 장면 등이 저절로 웃음을 안긴다. 특히 클라이맥스에 나오는 헌트릭스와 귀마의 화려한 액션 신도 눈길을 끈다.
철저한 고증으로 완성한 배경 역시 호평이다. 이에 한국 시청자들에게는 남산서울타워, 기와집, 저승사자, 호랑이, 까치 등 한국적인 요소들로 보는 재미를 더하고, 해외 시청자들에겐 K팝 아이돌과 음식, 뷰티 등 한국 현대 문화 요소로 흥미를 높인다. 여기에 테디와 더블랙레이블 소속 프로듀서들이 영화의 수록곡 '하우 잇츠 돈' '골든' '소다팝' '유어 아이돌' 등을 작업해 실제 K팝 아이돌이 부를법한 곡을 만들어냈고,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이렇다 보니 영화 팬들은 물론, K팝 팬들까지 자연스레 '과몰입'하며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즈에 '입덕'하며 열광하는 것이다.
배우 안효섭이 처음으로 영어 더빙에 도전, 주인공 진우 역을 맡아 활약했다. 이병헌, 김윤진도 더빙에 참여했다. 그룹 트와이스 정연, 지효, 채영은 영화 OST '테이크다운'을 직접 불렀다. 영어 버전에 한국어 더빙까지 두 번 즐길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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