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효섭(더프레젠트컴퍼니 제공)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넷플릭스 글로벌 1위에 오르며 흥행 중인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목소리 연기로 참여한 배우 안효섭이 소감을 밝혔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등 세계적인 히트작을 제작한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이 제작에 참여한 작품으로, 한국계 감독 매기 강과 '위시 드래곤' 크리스 애플한스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


안효섭은 극중 K팝 아이돌 그룹 사자보이즈 멤버 진우 역을 맡아 전 대사를 영어로 소화해 냈다. 또 연기뿐 아니라 보이스 액팅까지 소화하며 한층 넓어진 스펙트럼과 몰입도를 증명했다.

그는 27일 소속사 더프레젠트컴퍼니를 통해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정말 많은 매력을 품고 있는 작품"이라고 일문일답을 전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컷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새로운 장르, 보이스 액팅이라는 작업 방식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 그리고 해외에서 큰 사랑을 보내 주는 팬분들에게 무언가 즐거운 기억을 남겨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고, 작품이 주는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음악과 K팝을 통해 전하는 방법도 독특하게 다가왔다.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전에 매기 강 감독님께서 편지를 보내주셨는데, 그 안에서 나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진심을 믿었고, 함께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본인이 연기한 캐릭터 '진우'는 어떤 인물인가.

▶진우는 가족들과 함께하기 위해 귀마와 거래하는 위험한 선택을 했고, 그 대가로 영혼을 잃게 된다. 그럼에도 인간에 대한 애정과 따뜻함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따뜻함을 지닌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시청자들이 연민과 사랑을 함께 느낄 수 있을 듯하다.

-녹음 방식이 특별했다는데.

▶(첫 만남을 제외하고) 내가 한국에 있고 제작진은 미국에 있어서 화상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녹음 당시에는 마이크 옆에 카메라를 두고, 내 목소리뿐 아니라 표정과 움직임까지 함께 촬영했다. 그렇게 기록된 레퍼런스 영상은 진우라는 캐릭터를 만들 때 캐릭터의 표정과 감정, 움직임을 디테일하게 묘사하는데 반영됐다. 실제로 완성된 진우의 얼굴과 스타일은 내 모습을 기반으로 한 부분이 있다. 후드티 같은 의상까지도. 단순한 보이스 액팅을 넘어서 몸과 표정이 함께 녹아든 작업이었고, 이러한 과정들이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모든 과정과 제작팀의 노력을 통해 진우와 내가 동기화될 수 있었다.

-매기 강 감독님,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님과의 작업은 어땠나.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 자체가 내게는 처음 접하는 새로운 작업 방식이었기 때문에 낯설고 어려운 부분도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감독님 두 분께서 섬세하고 따뜻하게 이끌어 주셔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감정의 흐름을 목소리만으로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다. 같은 장면이라도 감정의 농도나 말의 속도, 간격 등을 다양하게 시도해 보게 하시면서 애니메이션 안에서도 캐릭터가 훨씬 더 입체적으로 살아날 수 있도록 도와주셨던 게 인상 깊었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열린 환경을 만들어 줘서 감사했다.

안효섭(더프레젠트컴퍼니 제공)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

▶이루 말할 수 없이 뭔가 가슴이 꽉 찬 느낌이 들었다. 대본을 읽으면서도 재미있다고 느꼈지만,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 자체가 저에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연 이게 어떻게 구현될지 상상이 잘 안됐다. 그런데 막상 완성된 영화를 보니, 내가 상상했던 걸 훨씬 뛰어넘는, 정말 믿기 어려울 만큼 아름답고 감동적인 작품이 되어 있었다. 한 장면 한 장면이 마치 꿈처럼 느껴졌다. 무엇보다 이 작품을 보게 될 내 팬분들이 있다면, 이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다. 여러분도 나처럼 이 이야기에 빠져들고, 그 안의 재미와 감동을 함께 느끼시길 바란다.

-이 영화가 지금까지 보셨던 애니메이션들과 가장 다른 점은 어떤 부분인가.

▶감정이 중심이 되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보통 애니메이션에서는 음악이 배경처럼 존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음악과 이야기, 감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서 무대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동시에 한 편의 영화이자 퍼포먼스로도 다가왔다. 이런 구성이 굉장히 새롭고 인상 깊었다.

-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누구에게나 내면의 어둠은 있고, 때로는 그걸 인정하고 마주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전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결국엔 자신만의 목소리를 믿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많은 분에게 위로와 용기가 되었으면 한다.

-애니메이션 영화나 시리즈가 지닌 상상력의 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애니메이션은 상상력이라는 한계를 뛰어넘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현실의 제약 없이, 머릿속에 떠오른 모든 것들을 시각적으로 구현해 낼 수 있지 않나. 그리고 그 안에는 아주 깊은 감정, 철학, 메시지도 담을 수 있고, 어른이든 아이든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 그게 바로 애니메이션의 힘인 것 같다. 나 역시 소니 픽처스의 오랜 팬이자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번 작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정말 기쁘고 뜻깊다. 넷플릭스를 통해 여러분을 만날 수 있어 너무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