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주택정비사업은 기존 도로망을 유지하며 노후 다세대·연립주택(빌라)을 소규모로 개발하는 방식이다. 전면 철거·재배치를 전제로 하는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도시의 골격은 유지해 주거환경을 개선한다. 인접 사업지까지 확장 수주할 수 있고 여러 사업지를 묶으면 '모아타운'으로 발전해 1000가구 이상의 브랜드타운 형성도 가능하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 가락1차현대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오는 28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한다. 지하 4층~최고 21층, 842가구 규모의 재건축 사업으로 롯데건설이 두 차례 연속 단독 입찰에 나서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될 전망이다. 공사비는 약 4015억원이다.
같은 날 서울 강북구 미아9-2구역도 주목된다. 22개 동, 1758가구 대규모 재건축으로 공사비는 약 6358억원이다.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 형태로 단독 응찰했다. 수의계약을 통해 시공사로 낙점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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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주택 수주전, 실속 전략으로 승부━
서울 강동구 일대 가로주택도 28일 총회를 연다. 강동구 천호동 145-66번지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동부건설과 한신공영이, 천호동 225-16번지 일대 가로주택에는 쌍용건설과 HJ중공업이 맞붙는다. 쌍용건설은 약 834억원을, HJ중공업은 846억원을 제시했다.
동부건설은 금천·강동 두 곳에서 동시 입찰하며 수주 의지를 보이고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안전성과 완성도를 최우선 기준으로 세우고 합리적인 사업 조건을 바탕으로 새 주거기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HJ중공업은 공사비 조건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지만 품질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철저한 안전관리를 바탕으로 조합원등레게 진심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경기 부천 원종동 가로주택정비사업도 같은 날 시공사를 결정한다. 이가종합건설과 리슈종합건설이 각각 149억원과 165억원의 공사비를 제시해 이가종합건설이 금액에서 우세하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정비구역 지정이나 조합설립추진위원회 구성 등 절차가 생략돼 사업 기간을 평균 3~4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 일반 재건축이 10년 이상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속도 측면에서 큰 장점이 있다. 서울시는 가로주택정비사업과 모아타운을 주택공급 확대의 핵심 수단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총 209곳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진행중이며 모아타운 대상지는 111곳에 달한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된 상황에서 중견건설업체들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한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강남이나 한강변 주요 재건축에서 대형사가 주도권을 쥐고 있어 가로주택 등을 통해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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