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상대 타자가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을 때릴까 봐 계속 기도만 했다."
삼성 라이온즈가 9회말 만루 위기에서 벗어나 4연패 사슬을 끊자, 포수 강민호(40)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어렵게 이겼지만 강민호의 활약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승리였다.
삼성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두산 베어스에 4-1로 이겼다.
4연패에서 벗어난 삼성은 40승 1무 39패를 기록, 이날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에 덜미가 잡힌 6위 KT 위즈(40승 3무 38패)와 격차를 0.5경기로 좁혔다.
7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한 강민호는 2회초 천금 같은 결승 투런포를 터뜨렸다. 또한 포수 마스크를 쓰고 경기 끝까지 투수를 리드하며 두산의 반격을 1실점으로 막았다.
경기 후 강민호는 "앞서 키움과 고척 3연전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해 선수단 모두 마음이 무거웠다. 선수들끼리 남은 전반기 9경기에서 조금 더 힘내자고 의기투합했는데, 그 첫 단추를 잘 끼워서 다행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산 신인 투수 최민석은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지만, 강민호에게 치명적 한 방을 허용했다.
강민호는 2회초 1사 1루에서 최민석을 상대로 좌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고, 기선 제압에 성공한 삼성은 그 흐름을 이어가 승리를 따냈다.
강민호는 홈런을 때린 뒤 손가락 7개를 펴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는 이 세리머니의 의미에 대해 "작년 7월 성적이 좋았다. 그래서 오늘 7월 첫 경기를 시작한 만큼 '힘내겠다'는 뜻을 담아 세리머니를 해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의 강민호는 '무시무시한 타자'였다. 그는 당시 20경기에서 타율 0.408(76타수 31안타) 11홈런 26타점 16득점을 올렸는데 지난 시즌 개인 월간 타율, 안타, 홈런, 타점, 득점 모두 1위였다.
강민호는 "오늘 타격감은 좋은 편이 아니었는데 첫 타석부터 홈런이 터졌다. '올해 7월에도 좋은 일이 많이 생기겠구나'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즐겁게 경기를 임했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날은 무덥지만 그렇게 경기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여름에 경기하는 것이 안 힘들면 거짓말이다.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최대한 많이 숙면을 취하려 한다. 또 긍정적으로 생각도 많이 한다. 따로 체력 관리를 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하루하루 버티며 경기한다"고 웃었다.
삼성은 8회말까지 두산의 반격을 완벽하게 차단했지만, 마지막 9회말에 시련이 찾아왔다. 오명진의 내야 뜬공을 놓치는 실책을 범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 실책에 흔들린 이호성은 볼넷 3개를 내주고 한 점을 허용했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홈런 한 방이면 끝내기 역전패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호성은 김동준과 맞붙었는데, 가까스로 3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해 승리를 지켜냈다.
강민호는 "상대 타자가 홈런을 칠 것 같아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이)호성이 제구가 흔들려 변화구를 던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호성이는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타자는 제발 치지 못하기를 기도했다. 끝까지 긴장했다"며 힘들어도 짜릿했던 승리 순간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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