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축구 최강을 가리는 E-1 챔피언십이 6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다. 사진은 2019년 부산 대회 우승 장면(대한축구협회 제공)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축구팬들의 여름을 더욱 뜨겁게 할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 오는 7일 한국과 중국의 경기를 통해 막을 올린다. 익히 알려졌다시피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황인범, 이재성 등 유럽파들은 참가하지 않는 대회다.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 어느 때나 뜨거운 '축구대표팀 한일전'이 3년 만에 열린다는 자체만으로 쉽게 여길 수 없는 무대다. 더군다나 월드컵 본선 모드의 첫 단추이자 최종 엔트리 선발을 위한 출발점 같은 대회라는 점도 무게감을 높인다. 옥석을 가려야하는 홍명보 감독도, 좁은 문을 통과해야하는 국내파 선수들도 진지하게 임할 대회다.

E-1 챔피언십은 동아시아 남녀 축구의 최강을 가리는 대회로 남자부는 2003년 시작해 올해 10회째, 여자부는 2005년 시작돼 9번째를 맞았다.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2019년 부산 대회 이후 6년 만이다.

올해 남자부에는 한국·일본·중국·홍콩이 출전하며 모든 경기는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한국은 7월 7일 오후 8시 중국, 11일 오후 8시 홍콩, 15일 오후 7시 24분 '라이벌' 일본과 각각 상대한다.


여자부에는 한국·일본·중국·대만이 참가한다. 당초 예선 1위 북한이 나설 예정이었으나 불참을 결정하면서 예선 2위 대만이 나선다. 여자 대표팀은 7월 9일 오후 8시 수원에서 중국, 13일 오후 8시 화성에서 일본, 16일 오후 7시 30분 수원에서 대만과 각각 맞대결을 치른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홍명보호 입장에서는 본격적인 월드컵 모드의 시작점 같은 무대다. 현재까지 주축으로 활약한 멤버들을 가동할 수는 없으나 기존 멤버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카드가 누구인지 선별해야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당연히, 선수들 입장에서는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동기부여가 충분하다. 2022 동아시안컵에서의 활약으로 카타르 월드컵 무대를 밟은 나상호와 같은 케이스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당장 카타르 월드컵을 5개월 앞두고 치른 2022 E-1 챔피언십 때도 솟구친 인재들이 있었다. 나상호(당시 서울), 백승호, 송민규(이상 당시 전북), 조유민(당시 대전) 등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었던 K리거들이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고 결국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도 같은 케이스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실전'이었던 월드컵 3차 예선에서는 마음껏 새로운 인물과 전술을 가동할 수 없었던 홍명보 감독 입장에서도 동아시안컵은 효율적으로 사용해야할 시간이다.

홍 감독은 본선 진출이 확정된 후 치른 6월10일 쿠웨이트전에서도 젊은 선수들을 다수 투입했고 경기 막바지 스리백을 운영하는 등 이미 새로운 시도에 착수했다. 약체 홍콩과의 경기도 있기에, 지도자 입장에서는 본선에서 쓸 수 있는 제2, 제3의 플랜을 연습해 볼 좋은 기회다.

당장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포인트는 역시 3년 만에 성사되는 한일전이다. 국내에서 펼쳐지는 일본과의 라이벌전은 무려 6년 만이다.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 대한민국과 쿠웨이트의 경기, 대한민국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25.6.1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아무리 온전한 스쿼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한일전은 결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유럽파를 쓰지 못하는 것은 일본도 매한가지다. 부담은 한국이 더 크다. 남자축구대표팀은 지금껏 일본과 81번 경기해 42승23무16패로 크게 앞서 있지만 최근 2경기는 연거푸 졌다. 심지어 두 번 모두 참패였다.

한국은 2021년 3월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고 2022년 7월 나고야에서 펼쳐진 EAFF-E1 챔피언십에서 또 다시 0-3으로 무너져 충격을 안겼다. 이번에도 결과가 좋지 않다면, 좋은 선수를 발굴하고 다양한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끝나더라도 후한 평가를 받지 못할 수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가장 최근 일본을 꺾은 것은 부산에서 열린 2019년 E-1 챔피언십으로, 당시 황인범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하고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