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이 지난 5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하고 ESG 경영에서 취약점으로 꼽혔던 지배구조 부문 개선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뉴스1
한앤컴퍼니(한앤코)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남양유업이 ESG 경영의 가장 취약한 고리로 꼽혔던 지배구조(G) 부문 개선에 속도를 낸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제출하며 현황을 진단하고 구체적인 개선 로드맵을 제시하는 등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 5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하고 자체 점검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남양유업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15개 중 4개 항목만을 충족해 26.7%에 그쳤다. 이는 업계 평균인 5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남양유업은 보고서를 통해 미준수 중인 11개 지표에 대한 상세한 개선 계획을 밝혔다. 업계는 남양유업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의무기업은 아니지만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선제적으로 자가점검한 것을 두고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약 2년간의 오너 일가와 한앤코 간 법적 분쟁을 끝내고 지난해 1월 한앤코 체제로 편입됐다. 한앤코는 2024년 3월 이사진을 전면 교체하며 경영 정상화에 힘쓰는 한편, 기업 신뢰도 회복의 핵심인 지배구조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로 신임 경영진은 선임 직후인 3월부터 ▲기업 홈페이지 개편을 통한 ESG 정보 공개 ▲준법·윤리 경영 강화를 위한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출범 ▲내부통제 시스템 도입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소각 및 액면분할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핵심지표 개선 활동 이어가
지난 6월19일 '공정거래 실천 문화 확산'을 위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교육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남양유업
남양유업은 2025년을 '준법·윤리경영 선도 기업 도약의 해'로 선언하고 준법경영 체계 구축, 공정거래 질서 확립, 청렴문화 기반 조성 등 3대 경영목표를 중심으로 전사적 컴플라이언스 체계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주주총회 4주 전 소집 공고 ▲서면·전자투표 실시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여성 이사 선임 ▲내부감사기구 내 회계·재무 전문가 확보 등 개선해야 할 지표가 많다. 정관 변경이 필요한 사항도 있다. 현금 배당 예측가능성 제공, 집중투표제 채택 등이다.

남양유업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기존에 미흡했던 부분에 대한 점검이 끝난 만큼 우선순위에 따라 개선 사항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준법 경영 부서의 역할과 기능을 확대하고 전문 인력을 확보해 핵심지표 준수를 위한 개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소액주주와의 소통 강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주요 사항 발생 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시 소액주주의 의견을 수렴해 반대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세부 정책도 수립할 예정이다.

한국ESG기준원(KCGS)이 발표한 2024년 ESG 평가에서 남양유업은 2023년의 경영활동에 대해 환경(E) 부문 A, 사회(S) 부문 A+ 등급을 획득하며 전년 대비 한 단계씩 상향됐다. 다만 과거 오너 리스크 등이 영향을 미친 지배구조(G) 부문은 C등급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한앤코 체제 아래 남양유업의 지배구조 개선이 본격화돼 2024년 경영활동에 대한 평가에서는 해당 부문 등급이 상향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