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홍심을 잡아라." 홍명보 감독의 마음을 잡기 위한 국내파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이 3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3일 성남종합운동장에 소집,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대비한 담금질을 시작한다. 한국은 7일 중국, 11일 홍콩, 15일 일본을 상대한다.
26인의 엔트리 중 K리그 소속 23명의 선수들은 모두 이날 소집되고, J리그 소속의 나상호, 오세훈(이상 마치다), 김태현(가시마)은 6일 후발대로 합류한다.
이번 소집은 지난 6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이후 처음 재개되는 대표팀 일정이자,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 등 유럽파 선수들 없이 국내파와 J리거들로만 진행하는 흔치 않은 일정이다.
월드컵 본선을 일 년 앞두고 홍명보 감독은 이번 동아시안컵을 통해 국내파 및 J리거들 중 숨은 진주를 발굴하고, 나아가 대표팀 내 건강한 경쟁을 통해 스쿼드를 두텁게 만드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국내파 및 J리거들 입장에서는 유럽파들이 없는 대표팀에서 보다 많은 출전 시간을 얻고, 이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더욱 키워야 하는 '쇼케이스'다.
그래서 이번 대표팀에는 6월 월드컵 예선과 비교해 선수단 변화 폭이 매우 크다.
모재현(강원), 이호재(포항), 서민우(강원), 이승원(김천), 강상윤(전북), 김태현(가시마), 김태현(전북), 변준수(광주), 서명관(울산) 9명은 아예 이번이 생애 첫 대표팀 발탁이다. 이외에도 나상호는 2년, 김문환(대전)은 1년 만에 대표팀 출전 기회를 얻었다.
조현우(울산), 이태석(포항), 전진우(전북) 등 기존에도 출전 시간이 적지 않았던 몇몇 선수들의 자리를 제외하면, 나머지 대부분의 포지션에서는 제로베이스에서 무한 경쟁이 예고된다.
최전방에서는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이기형의 아들 이호재가 눈에 띈다. K리그 통산 115경기 28골을 터뜨린 이호재는 포스트 플레이와 결정력이 강점인 정통형 스트라이커다. 첫 발탁인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존재감을 보이면 새로운 경쟁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다만 '자리 주인'들이 대거 빠진 다른 포지션과 달리, 원톱에는 오세훈-오현규(헹크)-주민규(대전) 중 오현규 한 명을 제외한 2명이 이번 대표팀에 건재하다. 오세훈은 우선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내부 경쟁부터 이겨내야 한다.
첫 발탁은 아니지만, 공격진에선 전진우와 주민규가 계속해서 활약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K리그 득점 랭킹 선두인 12골의 전진우와 2위인 10골의 주민규는 이번 대회를 통해 홍명보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아둘 필요가 있다.
2선에선 활동량 좋은 미드필더 서민우(강원)와 멀티 플레이어 박진섭(전북) 등이 대표팀 2선 고민을 해결할 적임자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소속 팀에서의 상승세를 대표팀까지 이어간 김진규(전북)와 전진우처럼, 처음 발탁된 강상윤 역시 존재감을 보여줘야 대표팀에 계속 뽑힐 수 있다.
상대적으로 스쿼드 깊이가 가장 얇은 것으로 평가받는 풀백에선 돌아온 김문환을 포함해 김태현과 서명관 등이 도전장을 던진다.
한편 한국 남녀국가대표팀이 참가하는 EAFF E1 챔피언십은 오는 7월 7일부터 16일까지 경기도 3개 도시(용인, 수원, 화성)에서 개최된다. 남자부는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여자부는 수원월드컵경기장,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여자 대표팀은 지난달 29일 원주에서 소집돼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