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가 시행된 1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에 대출상담 창구에서 시민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은행권의 비대면 대출 문이 열린다. '6·27 부동산 대출 규제'에 비대면 대출 판매를 제한했던 시중은행은 전산시스템 개선 작업에 돌입했고 이르면 다음주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6·27 대책을 반영한 전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대출 규제를 전산시스템에 반영하는 작업이다.


전산 작업을 마친 국민은행은 지난 2일 오전 9시부터 비대면 주담대 영업을 재개했다. 새 가계대출 규제를 적용하지 않은 지난달 28일 이전 주택 구입계약은 비대면에서 주담대를 신청할 수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은 전산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다음주 비대면에서 주담대 판매를 재개한다. 5대 은행은 창구에서 주담대 접수를 받고 있으며 위반 사례를 막기 위해 본부가 대출 심사를 맡고 있다. 대출 창구 직원이 상담하거나 수기 접수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실제 대출 내역을 전산에 입력할 수 없어 실행이 불가능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실수요자의 금융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전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오류 접수로 인한 취급을 막기 위해 달라진 요건을 전산 시스템에 반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신속하게 구축해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신용대출 숨통도 트인다. 앞서 정부는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별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등 대출 규제를 강화키로 했고 대출자의 소득 등을 반영한 은행은 신용대출 판매를 재개하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신용대출 상품의 신규 신청을 정상화한다. 대상은 ▲신용대출 ▲신용대출 갈아타기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이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등은 여전히 중단된 상태다.

창구가 없는 인터넷은행은 달라진 대출 규제에 주담대 판매가 올스톱됐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판매 재개 시점은 시중은행들과 마찬가지로 다음주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신용대출 판매를 지난달 27일 한시적으로 중단했다가 지난 1일 재개했다. 신한은행은 연소득 별로 신용대출 한도를 정하는 전산작업을 완료했고 주중, 주말 접수 실행이 가능하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이르면 다음주 전산작업을 마치는 대로 신용대출 판매를 재개할 방침이다.

은행 관계자는 "6·27 부동산 대출 규제가 곧바로 다음날인 28일부터 시행되면서 '세입자 퇴거 조건'이나 신용대출 한도가 은행별로 적용하는지, 금융기관의 신용대출을 합산해 적용하는 것인지 등 해석이 불분명하다"며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을 절반으로 감축키로 했기 때문에 비대면 대출은 은행별로 일일한도를 정하는 등 대출심사가 까다로워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6·27 부동산 대출 규제 후 금융권에 현장점검 등을 통해 규제 준수 여부, 지역별 대출 현황 등을 밀착 모니터링하고 관계당국과 매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개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