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고시마현 도카라 열도 인근 바다에서 5일 오전 6시29분쯤 규모 5.4 지진이 일어나 인근 주민들이 대피했다. 사진은 지난 4일 도카라 열도에 속한 아쿠세키 섬의 모습. /사진=로이터
일본 가고시마현 도카라 열도 인근 바다에서 5일 오전 6시29분쯤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달 21일부터 도카라 열도에는 총 1200회가 넘는 군발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5일 일본 매체 NHK방송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아쿠세키섬에서 진도 5강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은 초기 분석에서 지진 규모를 5.3, 진원까지 깊이를 20㎞로 발표했다. 이후 정밀 분석을 통해 규모 5.4, 깊이 19㎞로 수정했다. 쓰나미 발생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날은 만화가 다쓰키 료가 '대재앙의 날'로 예언한 날과 겹쳐 과학적 근거가 없는 소문이 사회적 혼란을 가중했다. 이에 현지 당국은 지진 발생 직후 아쿠세키섬 주민 53명과 섬에 체류 중인 경찰관 6명을 포함한 59명 전원이 무사함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한때 피난 지시가 내려졌으나 이날 오전 7시30분에 해제됐다. 현재까지 부상자나 건물 붕괴, 정전 등 심각한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도카라 열도에서는 지난달 21일부터 1200회가 넘는 군발지진이 발생했다. 1995년 이후 이 지역에서 관측된 지진 활동 중 가장 많은 횟수다. 과거에도 2021년 12월(308회), 2023년 9월(346회)에 군발지진이 있었으나 이번 지진의 횟수와 강도가 과거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지진이 계속되자 아쿠세키섬 주민들은 극심한 피로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한 민박집 주인은 "새벽부터 이어진 지진에 잠을 잘 수 없었고 모두가 피로에 지쳐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와 지자체는 비상 대응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연일 기자회견을 열어 상황을 설명하고 당분간 최대 진도 6약 수준 지진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진도 6약은 일본 기상청의 지진 등급 체계에서 상위 3위에 해당하는 강한 지진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고정되지 않은 가구의 50% 이상이 움직이거나 넘어지는 정도 흔들림을 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