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위한 공간답게 건물 자체가 '한 장의 사진'처럼 절제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회색 콘크리트와 흰 벽, 검정 마감재는 단단하지만 세련되고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쾌적한 공기와 깔끔한 분위기는 그 자체로 한 장의 '감성 필름' 같다. 벌써 입소문이 났는지 더운 날씨에도 시민 여럿이 미술관 건물 외관과 함께 자기 모습을 담느라 연신 촬영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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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필름' 속으로━
'스토리지 스토리'에서는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이 지어지는 과정을 동시대 작가 6인의 각기 다른 시선과 감각으로 풀어낸 작업을 만날 수 있었다. 개관전을 관람한 후 미술관 3층으로 올라가면 인화지 중심의 흑백사진 작업부터 동시대 사진 작업까지 폭넓은 작품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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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에서 여유 한 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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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시원하게… 서울시립사진미술관으로━
포토북 카페에서 만난 김윤중씨(31·서울 관악구)는 "새로 개관한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은 무엇보다 무료라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고, 쾌적하고 정돈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대중교통으로 오기 쉬워 접근성도 좋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씨는 "전시된 작품들이 한국 사진사 속 시대의 흔적들을 담고 있어서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좋은 경험이 됐다"고 칭찬했다.
구민주씨(29·서울 관악구)는 미술관 관람에 아쉬운 점이 없었냐는 물음에 "공간은 정말 예쁘고 차분했지만 전시 콘텐츠는 다소 연령대가 높은 느낌이 들었다. 20대가 공감하기엔 조금 무거운 주제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면서도 "다음에 새로운 전시가 열린다면 꼭 다시 와보고 싶다. 분위기 자체는 정말 마음에 들었다"고 전했다.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는 한수명씨(20대 중반)는 "3층 전시의 풍경 사진들이 특히 좋았다. 옛 풍경이 담은 작품들을 관심 있게 둘러봤다. 새로운 전시가 열릴 때마다 다시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씨의 어머니는 "전시를 보면서 잊고 있던 옛 기억이 떠올라서 아련했다. 같은 사진을 보면서도 아들과 느끼는 감정이 전혀 다르다는 게 참 흥미로웠다"면서 "저처럼 50대 이상 세대라면 꼭 한 번 와보셨으면 좋겠다"고 추천했다.
기록과 예술의 경계를 사진으로 풀어내는 이곳은 무더위와 장마가 반복되는 여름철, 조용한 감성 산책을 떠나고 싶은 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람 팁을 더하자면, 1층 안내데스크에서 '미술관 안내서'를 받아 읽어 보라. 매일 오전 11시, 오후 2시 2차례 운영되는 '도슨트 서비스'를 이용하면 사진을, 작가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테다. 개관특별전은 오는 10월12일까지 사전 예약 없이 무료로 방문 가능(월요일 휴관)하니 여유를 갖고 방문해도 된다. 오직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전시 연계 프로그램은 서울시립미술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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