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하는 뇌 질환 진단·치료 인공지능(AI) 기업 뉴로핏이 기관 수요예측을 마치고 코스닥 상장을 앞뒀다. 사진은 뉴로핏 김동현·빈준길 공동대표./사진=안효건 기자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뉴로핏이 리더십 불안과 관련, 투자자 설득에 총력을 기울인다.

빈준길 뉴로핏 공동대표는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연 기업설명회에서 "기관 수요예측 결과는 좋은 것으로 파악한다"면서 "공시는 오는 14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로핏 희망 공모가는 1만1400~1만4000원이다. 주당 평가액 1만8608원에 25.00~38.89%를 할인했다.


수요예측을 마치고 청약을 앞둔 현 단계에서 당면 과제는 적정 공모가 입증이다. 뉴로핏 공모가는 최근 시장에서 확인한 주식 가격보다 비싸다. 지난해 1월 우선주는 주당 1만535원이었고 올해 1월 전환사채(CB) 전환가액은 1만1600원이었다. 공모가 근거가 된 비교기업은 비트컴퓨터(11.99배)와 이지케어택(33.11배)뿐으로 표본이 적은 편이다. 뷰노, 딥노이드, 루닛 등은 유사성 높은 기업으로 꼽히는데 순이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표본에서 제외했다.

경영권 불안 해소도 신경 쓰는 부분이다. 뉴로핏은 선배인 김 대표가 진행하던 사업에 빈 대표가 합류하면서 두 대표 사이 지분 격차가 생겼다. 사업을 키워가면서 빈 대표가 대표를, 김 대표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다가 최근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김동현 대표가 15.50%, 빈준길 대표가 10.3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와 CB 전환까지 이어지면 김 대표 13.95%, 빈 대표 9.30%로 떨어진다.

해당 지분에 대해서는 공동목적 보유 확약 등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다. 공동목적 보유 확약은 여러 주주가 의결권 행사 등을 함께하겠다는 약정이다. 최대 주주 지분율이 낮아 경영권 위험이 높은 기업들이 주주와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 뉴로핏과 최대 주주 지분율이 유사한 S2W도 공동목적 보유 확약을 체결한 상태로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빈 대표는 공동목적 보유 확약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두 대표 모두 아직 젊은 편이라 회사에서 해 보고 싶은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 대표보다 먼저 단독 대표를 맡아왔던 빈 대표가 지분이 더 많은 김 대표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남겨둔 셈이다. 두 대표가 공동목적 보유 확약을 맺으면 김 대표보다 지분이 적은 빈 대표가 의결권을 위임할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

빈 대표는 두 대표가 서로 이사회 의결권을 나눠 갖더라고도 경영상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김 대표와 10년을 함께 해 신뢰가 단단하다"면서 "앞으로도 책임 경영을 실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두 대표 모두 추가 설정한 지분 의무 보유 확약 기간도 거래소 요청 없이 먼저 늘렸다"고 덧붙였다.

뉴로핏은 회사 가치 판단에 중요 근거가 될 수 있는 두 대표 지분을 증권신고서에 잘못 기재했다. 뉴로핏은 최대 주주 변경 가능성에 의한 경영권 안정성 저하 위험을 설명하면서 상장 뒤 지분을 김 대표 10.33%, 빈 대표 15.50%로 설명했다. 최대 주주 변경을 공시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두 대표 지분 기재가 잘못된 것을 확인했다"며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환경에서 뉴로핏이 극복해야 하는 숙제는 만만찮다. 뉴로핏에 기술특례 상장 불가 등급인 BBB를 준 전문기관은 "경쟁사인 뷰노 등이 이미 국내 진출하고 있다"며 "경쟁사가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주요 인허가를 획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선점이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시장이 커지면서 IT 벤처기업이 다수 진출할 것으로 예상돼 경쟁기업 수와 제품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