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우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넥슨지회 네오플분회장이 넥슨코리아 판교사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네오플 노동조합원들이 실질적인 결정권자인 넥슨의 변화를 촉구했다. 지금과 같은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면 회사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네오플분회(네오플 노조)는 11일 경기 성남시 넥슨코리아 사옥 앞에서 넥슨이 전향적으로 노조를 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정우 네오플 노조 분회장은 "네오플에서는 중요한 게임 프로젝트들이 파업으로 멈춰 있다"며 "누군가의 전략적 선택이 아니라 회사의 무책임과 넥슨의 방관이 초래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네오플 노사갈등에 침묵하는 넥슨을 비난했다. 조 분회장은 "지난 6년간 넥슨은 네오플 교섭 과정에 항상 개입해 왔다"며 "이것은 '그룹 정책이라 쉽게 바꿀 수 없다' '그 요구는 네오플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그는 "네오플 사측은 대화의 테이블조차 열지 않고 있고 넥슨은 책임이 없다며 뒷짐만 지고 있다"며 "그 결과가 지금의 전면 파업"이라고 성토했다. "성과를 함께 나누자는 요구에 돌아온 건 네오플 사측의 감시와 압박, 그리고 침묵뿐이었다"며 "노동청의 중재에 따라 조합원 조건 없는 대화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회사도 처음엔 이에 동의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바로 어제 파업을 중단해야만 교섭하겠다는 조건을 붙이며 대화마저 거부하고 있다"며 "이 상황을 외면하고 있는 넥슨의 태도는 스스로 그간의 권한 주장을 부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조 분회장은 "네오플은 지난 7년간 넥슨 그룹 전체 매출의 32%, 영업이익의 80%를 책임져 왔다"며 "지금 네오플의 위기를 앞에 두고 넥슨이 보여준 태도는 비겁함 그 자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넥슨이 실질적으로 권한을 행사해 왔다면 그 권한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 할 때"라며 "네오플 사측이 정상적인 교섭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하는 것이 넥슨이 해야 할 일"이라고 요구했다.

넥슨 노조 역시 넥슨의 안일한 인식을 비판했다. 배수찬 넥슨지회 지회장은 "돈을 많이 벌면 벌수록 매출을 유지하는 게 어렵다고 위기라 하고, 성장을 하면 할수록 규모가 커져서 나가는 돈이 많아졌다고 한다"며 "그렇게 위기를 외쳐온 넥슨 그룹의 이정헌 대표는 2027년까지 7조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배 지회장은 "넥슨이 처음으로 3조원 매출을 넘겼던 해 우리가 받은 건 3만원짜리 케이크 쿠폰 한 장이었다"며 "그리고 그 어느 해보다 많은 동료들이 노조에 가입했다"고 했다.

네오플 노조 파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영업이익과 연동되는 성과급(PS) 제도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노조는 넥슨 그룹 계열사에서 성과급을 제도화해달라고 했지만 회사는 PS의 제도화는 단 1%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배 지회장은 "흑자 전환이 불투명한 계열사에서 상징적으로 1%만이라도 약속해달라고 했지만 사측은 금액의 문제가 아니라며 거절했다"고 했다.

노조의 성과급 요구안은 넥슨 그룹 전체가 아닌 각 법인의 영업이익을 해당 법인 구성원에게 배분하는 것이다. 배 지회장은 "기본급 등 공통 사안은 같이 교섭하지만 성과급은 법인마다 재무 상황이 달라 같은 비율이라도 받는 돈의 규모가 수천만원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