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과 18개 국내은행 이사회 의장이 14일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만나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머니투데이
금융감독원은 14일 국내 은행 이사회 의장들과 만나 이사회 독립성을 확보하는 한편 부동산대출 금융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병칠 금감원 부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8개 시중·지방·인터넷전문은행 이사회 의장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김 부원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은행권 부동산 관련 대출 쏠림은 우리 경제의 균질한 성장을 저해하고 외부 충격 시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며 "은행이 생산성을 위한 자금중개 기능에 충실할 수 있도록 이사회 차원에서 경영전략을 살펴봐 달라"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 부동산 관련 대출잔액은 1673조8000억원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65.7%를 차지한다. 5년 전인 2019년 말 1167조원 대비 43% 넘게 늘었다.

김 부원장은 또 "고금리·경기둔화 등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비롯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재기 지원을 위해 포용적 금융환경 조성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은행 역시 사회적 책임을 바탕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이사회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은행권 책무구조도 도입에 대해서는 "조직 내 역할과 책임이 명확해지고 임직원의 경각심이 제고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도입 이후 이행 과정에서 나타난 미흡한 부문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행 이사회 독립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 부원장은 "2023년 12월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모범관행 발표 후 제도·절차적 개선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사회의 독립성과 CEO 경영승계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여전히 개선이 시급한 만큼 이사회 차원에서 노력을 이어가 달라"고 말했다.

준법제보 활성화를 통해 금융사고 조기 적발 및 예방의 중요성 역시 피력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적발된 10억원 이상 규모의 금융사고 건수는 13건, 금액은 910억원이다.

이에 김 부원장은 "금융사고 조기 적발과 예방을 위해서는 내부 제보가 중요하다"며 "지난 4월 준법제보 활성화 방안을 당국 차원에서 마련한 만큼 건전한 조직문화를 형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2023년부터 은행권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연 1회 이사회와의 간담회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역시 개별 은행 이사회 의장과 간담회를 개최해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