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남권에서 활동한 조직폭력단체 '진성파'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검거됐다. 사진은 '진성파' 조직원들이 몸에 새긴 문신. /사진=뉴스1(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제공)
서울 서남권에서 활동하며 각종 불법행위를 일삼은 조직폭력단체 '진성파'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17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2018년쯤부터 지난 1월쯤까지 특수폭행과 갈취, 강도 등을 목적으로 구성된 진성파 조직원 39명을 폭력단체활동 혐의 등으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중 행동대장 A씨 등 9명은 구속됐다.


진성파는 같은 중·고등학교 출신 등이 모여 1983년에 만들어졌다. 초기 조직원들이 은퇴하자 1980년대생들이 주축이 됐다. A씨 등은 2018년 10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고등학교 싸움 '짱' 출신들과 투기 종목 선수 출신 등에게 "돈을 많이 벌 수 있게 해주겠다"며 유인해 조직에 가입시켰다. A씨 등은 조직원 양성을 위한 합숙소 운영비, 단합을 위한 회식비, 조직원 보호 등을 위한 영치금과 합의금에 사용할 목적으로 1억1000만원 상당을 모았다.
사진은 '진성파' 단합대회 모습. /사진=머니투데이(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제공)
다른 행동대장 B씨 등은 서울 서남권 일대에 합숙소를 마련해 신규 가입 조직원들에게 ▲조직 선배에 대한 복종 ▲조직에 대한 충성과 결속 ▲수사를 피하기 위한 행동 요령 등 20여 개의 행동강령을 숙지시켰다. 이 과정에서 기강 확립을 명분으로 하부 조직원 상대 폭행이 이뤄지기도 했다. 합숙소 앞 길거리에서는 하부 조직원이 차에서 내리는 간부를 발견한 후 급하게 신발을 벗고 90도 각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굴신 경례' 모습도 확인됐다.

조직원들은 다른 우호 조직폭력단체의 행사에 도열하는 등 일명 병풍 활동을 하는가 하면, 다른 폭력조직과의 분쟁 상황에 대비해 흉기·쇠파이프·야구방망이 등으로 무장한 비상 타격대를 운용했다. 이들은 흉기 사용법을 익히기 위해 합숙소 근처 공터에 쌓여있는 20L 생수통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르며 훈련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사진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 2팀이 진성파로부터 압수한 물품들. /사진=뉴스1(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제공)
조직원 다수가 동시에 경찰 수사선상에 오른 경우엔 조직으로의 수사 확대를 피하기 위해 조직원에게 은신처를 마련해주거나 도피자금을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특수강도 등 집단폭력 ▲도박사이트 ▲마진거래소 ▲자금세탁 ▲피싱 범죄 ▲대포 물건 유통 ▲불법 유심 유통 ▲성매매 알선 등 각종 불법 지하경제형사업을 영위했다. 이 경우엔 조직 간부 1명이 주도해 조직원 3~5명의 핵심 인력을 차출한 후 '프로젝트 조직'을 구성, 하나의 사업을 맡았다.

그간 조직폭력단체로서의 의심만 샀던 진성파는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를 통해 이번에 처음으로 위계·강령·조직자금·연락체계 등 단체성이 입증됐다. 경찰은 "조직폭력단체임이 입증되면 조직원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로 의율해 엄중 처벌이 가능하고 경찰에서 지속적인 동향 관찰 등을 통해 범죄 억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면서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조직폭력단체와 그 범죄에 대한 첩보 수집을 강화하고 수사역량을 집중해 강력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