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려죽이는 법 알아"… 학교 찾아와 '협박·막말' 공무원 아빠, 왜?

경기 화성시 한 초등학교 학부모가 담임교사에게 폭언하고 협박성 발언을 한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학부모가 조퇴하는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집에 혼자 보냈다는 이유로 교사에게 폭언과 협박성 발언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 16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경기 화성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했다. 초등학교 4학년 담임인 A씨는 지난 3일 몸이 아픈 학생을 조퇴하도록 했다.


당시 자녀를 데리러 온 아버지 B씨는 "아이가 혼자 내려왔다"며 되레 A씨에게 언성을 높였다. 급기야 A씨를 교문으로 불러냈고 폭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후 A씨는 불안 증세를 호소하며 병가를 냈고 5일 뒤 업무에 복귀해 학부모가 볼 수 있는 학급 소통망에 '교사에 대한 폭언을 자제해달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 글을 확인한 B씨는 다시 학교를 찾아와 항의했다. 민원 면담실에서 A씨가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으로 아버님께 정보를 제공해드렸다"고 하자 B씨는 "그러니까 최대한으로 한 게 그게 한계라는 거잖아요. 그러면 뭐 기본적인 능력도 안 되는 사람이라는 거네"라고 막말했다.

대화 중 A씨는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면담실을 나가려고 했지만 B씨는 "이따위로 또 응대해서 왔어요. 저도 주말 내내 열받아서 잠 못 잤다. 저 당신이랑 얘기하러 왔다. 당신 때문에 생긴 문제잖아요"라고 막아섰다. A씨가 재차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자 B씨는 자신이 들고 있던 수첩과 볼펜을 던지며 A씨를 위협했다.

B씨는 "못 나가! 이래 놓고 나보고 얌전하게 뭐 존중하라고요? 나도 상태가! 나는 상태가!"라며 "나 1시간 동안 정말 진짜 다 때려 부수고 싶은 거 참았어. 저도 공무원이기 때문에 정말 어떻게 괴롭히면 이 사람을 말려 죽이는지 알아요"라고 협박성 발언도 내뱉었다.

결국 A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기 위해 병가를 낸 상황이다. A씨는 "도대체 나는 뭘 잘못한 걸까. 내가 어떻게 했으면 여기까지 일이 오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가만히 있는데 눈물이 나고 혼자서는 나갈 수가 없다"고 눈물을 쏟았다. 그러면서 "안전한 공간이라고 생각했던 학교가 더 이상 안전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다고 들었는데 너무 보고 싶다"고 호소했다.

B씨는 화성시 소속 6급 공무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엔 화가 나 폭언하고 수첩을 던졌는데 잘못을 인정하고 선생님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다만 공무원으로서 갑질한 게 아니라 공무원으로서 이해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