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사)무빙이미지포럼과 공동으로 세계적인 실험영화 거장 로버트 비버스의 작품 15편을 상영하는 '로버트 비버스: 2025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인디비주얼'을 개최한다. 상영회는 25일부터 3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영상관에서 진행된다.
1949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난 비버스는 1967년 16mm 카메라를 들고 유럽으로 건너가 고대 문명의 흔적이 남은 도시와 일상적인 삶의 공간, 자연을 오가며 독자적인 영화 언어를 구축해 왔다. 장면의 교차를 통한 리듬, 감정과 내면을 표현하는 빛, 고전 예술에 뿌리내린 미학은 그의 작업의 핵심이며, 실험영화의 미학적 범주를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상영회에서는 비버스의 1968~70년 작 '초기 월간 단편선'부터 2022년 작 '참새의 꿈'까지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그의 주요 작품 15편을 총망라한다. 특히, 빛을 통한 실험을 보여주는 작품들에 주목할 예정이다.
초기작인 '고요한 빛'(1970/2001)에서는 색 필터를 활용한 시각적 실험이 돋보인다. 중기 대표작인 '소티로스'(1976-78/1996)에서는 호텔 방의 모서리, 무릎, 속눈썹, 손가락 등 인물의 신체에 비치는 빛을 통해 내면을 드러낸다.
또한, 비버스 감독이 고전적 건축물과 일상적이고 사적인 풍경을 넘나들며 영화 속 공간을 제시하는 방식도 조명된다. '스토아'(1991-97), '울타리 극장'(1986-90/2002), '빛의 색을 담은 그릇'(2000-2007)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영화 상영과 더불어 감독의 작품 세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연계 대담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비버스 감독과 루카스 브라시스키스 영화 큐레이터(e-flux), 조인한 프로그래머(EXiS),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 변영선 학예연구사가 참여한다.
대담은 29일 오후 2시에 MMCA영상관에서 진행된다. 사전예약을 통해 선착순 120명까지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참여 신청은 일주일 전인 22일 오후 6시부터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에서 가능하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프로그램은 관객들이 영화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서울관의 상징 중 하나인 필름앤비디오와 함께 한층 확장된 현대 시각예술을 즐겨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