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유럽 무대에서 활약한 뒤 5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류은희가 국내 핸드볼 H리그에 좋은 영향을 주겠다고 다짐했다.
류은희는 한국 여자 핸드볼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다. 류은희는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2024 파리 올림픽 본선에 국가대표로 활약한 한국 여자 핸드볼의 간판선수다.
2021년 헝가리 명문 팀인 교리에 입단, 유럽 무대에서 5년 동안 활약하며 한국 여자 핸드볼의 유일한 해외파로 활약했다.
그는 지난해 유럽핸드볼연맹(EHE) 챔피언스리그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는 등 정점을 찍은 뒤, 올해 친정 부산시설관리공단으로 복귀해 H리그에 몸담게 됐다.
류은희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아직 국내 복귀가 실감이 나지는 않는다. 잠시 들어왔고 곧 다시 나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아직 소속 팀에서 정식 훈련을 시작하지 않은 그는 한국에서의 생활 자체만으로도 큰 만족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유럽보다 배송이 빠르다. 로켓 배송 등이 있어 참 좋더라. 가족들과 통화를 할 때도 늘 시차가 있었는데, 이제는 가까이에 있으니 마음이 한결 편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한국을 떠나 유럽에 있던 동안 큰 폭의 발전을 이뤘다. 유럽이 주목하는 최고의 핸드볼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혔으며, EHE 우승이라는 흔치 않은 경험도 했다.
그는 "유럽에 있던 동안 생각이 깊어졌고, 여유도 생겼다. 모든 면에서 더 발전해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피지컬에서 늘 우위에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중간 정도였다. 그래서 매 순간마다 치열하게 경쟁해야 했고, 더 발전하기 위해서 100%의 노력을 했어야 했다. 그런 환경과 거기서 받았던 자극이 성장의 비결이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류은희는 유럽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짧은 시간 비약적 발전을 이뤄,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 공격력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유럽에서의 시간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 자양분이었다.
그는 "아직도 유럽에서 첫 훈련을 하러 가던 설렘이 기억난다. EHE 우승의 순간도 잊을 수 없다. 유럽에서의 마지막 시즌, 날짜를 하루하루 카운팅해가며 후회 없이 훈련했던 시간도 행복하게 남아있다"며 미소 지었다.
다만 유럽에서의 성공은 H리그에서의 시작을 앞둔 그에게 부담일 수도 있다.
유럽 우승을 경험하고 온 한국 핸드볼 간판의 귀환 소식에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만큼 류은희의 한국에서의 활약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산전수전 다 겪은 류은희는 그런 우려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그는 "사람인지라 좋은 경기도 있을 것이고, 어려운 경기도 있을 것이다. 그것들을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하고, 나를 향한 높은 기대치에 최대한 부응할 수 있게끔 더 잘 준비를 할 생각이다. 자극과 경쟁은 나를 더 발전시킨다"면서 덤덤하게 밝혔다. 이어 "유럽 팀에서도 매 경기 스트레스는 있었다. 그런 압박들도 슬기롭게 잘 대처하는 게 선수의 능력"이라고 했다.
한편 그가 유럽에서 활약하던 동안, 한국 핸드볼에는 적잖은 변화가 있었다.
실업핸드볼리그가 H리그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재출범, 관중도 늘고, 마케팅 등 인프라가 발전했다. 또 여자부에선 SK슈가글라이더즈가 '1강' 체제를 굳히며 도전자의 이변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류은희는 "경기 숫자도 확보되고, 팬들도 많아져 더 좋은 분위기가 됐다고 들었다"고 반기면서도 "다만 일부 선수들의 기량은 오히려 그 전보다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선수들이 더 노력해야 한다"며 대선배다운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이어 그는 "이왕 온 만큼 팀에 좋은 시너지를 주고, 내가 유럽에서 느끼고 배웠던 것들을 같이 공유해서 팀과 H리그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전하며 "부산시설관리공단과 함께 H리그 정상에 도전하고 싶고, 부산시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 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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