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여행 특화 체크카드'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그래픽=챗GPT 생성이미지
하나카드의 효자사업인 해외결제 시장 독주 체제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1년 새 시장점유율이 6%포인트 급락하며 5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대형사인 신한·KB국민카드가 관련 점유율과 결제 규모 모두 빠르게 끌어올리며 시장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신한·KB국민·우리카드 등 4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해외 체크카드 총결제액은 3조996억원으로 전년동기(2조2802억원) 대비 35.9% 증가했다.


시장 전체가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카드사별 점유율 변화는 극명하게 갈렸다. 하나카드는 1년 새 점유율이 6.1%포인트 하락해 45.3%로 주저앉으며 50% 벽이 무너졌다.

반면 같은기간 신한카드는 결제액이 1년전과 비교해 67.6% 늘어난 1조38억원에 달하면서 점유율을 26.3%에서 32.4%로 끌어 올렸다. 하나카드와의 결제액 차이도 5741억원에서 3991억원으로 좁혀졌다.

KB국민카드도 79% 늘어난 3895억원을 기록하며 점유율 12.6%로 올라섰다.
그래픽=머니S 김은옥 기자
그간 압도적인 점유율을 지켜온 하나카드의 독주 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한 데는 대형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이벤트와 마케팅 전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한·KB국민카드 등은 여름 성수기를 겨냥해 여행 특화 혜택과 온라인 결제 프로모션을 집중적으로 강화하면서 고객 유입에 속도를 냈다.

신한카드는 후발주자임에도 앱 연동 편의성, 글로벌 결제 이벤트 강화 등을 앞세워 고객층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신한카드 SOL트래블 체크', 'SOL트래블J 체크' 등은 해외 온라인 결제 시 마이신한포인트를 랜덤으로 지급하는 이벤트를 통해 고객 유입 효과를 높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 등을 통해 환율 우대, 공항 라운지 이용 혜택 등 실속형 여행 혜택을 강조하고 있으며 우리카드는 '위비트래블 체크카드' 등으로 기존 고객의 해외 결제 이용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통상 여름철은 해외여행 수요가 정점을 찍는 시기인 만큼 올 여름 성수기를 기점으로 선두 자리가 뒤바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한 올해 여름이 체크카드 시장 재편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며 "단순한 혜택 외에도 디지털 채널 활용도나 앱 편의성,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