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방송된 MBN '오은영 스테이'에는 장례지도사 참가자 '벨소리'(가명)가 고민을 털어놓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벨소리는 지인 권유로 장례지도사를 접하게 됐다며 "안치실 안에 사람이 누워있는데 시신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복수가 나온 거다. 당시에는 너무 무서워서 바로 도망갔다"라고 이야기했다.
벨소리는 "자녀들이 그 고인 분을 안고 뽀뽀하고 볼도 비비하고 모습을 봤는데 갑자기 쥐구멍에 숨고 싶더라. '내가 왜 그랬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며 "더럽다고 생각하고 도망쳤는데 어떤 사람에게는 엄청 소중한 사람이구나를 느꼈다. 나중에 부모님 돌아가셨을 때 내가 모실 수 있도록 배워두자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시신이 훼손된 경우, 몸에 구더기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손으로 살을 잡으면 뼈와 분리되기도 하고, 절단사인 경우 부위별로 수습하러 나간다"며 현실을 전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 마주한 잔혹한 죽음의 현장이 자신에게 남긴 상처를 숨기지 않았다. "고인의 얼굴을 보면, 이후 비슷한 사진만 봐도 그 장면이 떠오른다. 추락사처럼 장기가 밖으로 나온 경우에는 다시 몸 안에 넣어드리기도 한다"고 전하며, 극심한 심리적 부담을 호소했다.
하지만 장례지도사로 일하면서 사회적 편견과 차별도 많이 겪었다고 한다. 벨소리는 "가족분들 손을 잡고 고인 이마 위에 온기를 넣어드리려고 하는데 손 잡기 싫다며 뿌리치더라. 또 어떤 사람은 '시체 닦이랑은 말도 안 한다'며 비하 발언을 하기도 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속으론 이런 생각도 했다. '당신들도 언젠가 내 손으로 모셔야 할 날이 올 거예요'"라며 "나도 사람들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는 해요. 하지만 그 말들이 쌓이니까, 먼저 손을 내밀기가 쉽지 않더라고요"라며 악수조차 어려운 자신의 심리 상태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를 들은 오은영은 "열심히 하시는 거 알겠다. 응급이라는 건 사람이 살아있을 때다. 돌아가신 분의 여러 가지 복잡하고 다양한 일을 처리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이걸 응급으로 다루고 있는 거 같다"며 "그런 식으로 일하면 오래 못 한다. 나의 일상, 건강, 심리적 안정을 잘 조절하지 않으면 그 일을 오래 못한다"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