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기 살해 사건 피의자의 범행 동기가 복수심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 21일 총기사고가 발생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단지에 경찰 수사관들이 출동해 수습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인천 송도에서 일어난 사제총 살해 사건 피의자가 범행 동기에 대해 입을 닫고 있는 가운데, 한 전문가가 이혼한 전처에 대한 열등감이 빚은 복수심을 동기로 꼽았다.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오윤석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며느리와 5세, 9세 손주들이 보는 앞에서 33살 된 아들을 사제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아버지 A씨(63)의 범행 동기는 '복수심'이라고 판단했다.


오 교수는 "보통 자식이 보험이나 상속을 노리고 부모를 살해하는 경우는 있지만 이번 같은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다"며 "(전처에게) 가장 아끼는 아들을 상실한 고통을 주기 위한 의도나 심리적인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범죄 심리학의 '스파우즐 리벤지 필리사이드'(spousal revenge filicide), 즉 배우자에 대한 복수 감정으로 자녀를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그리스 신화에도 나오는데, 메데이아라는 여성이 남편 이아손을 해치기 위해 아이를 살해했다. 서사 구조가 심리적인 동일선상에 있다고 본다"며 "문제는 이게 세계적으로 드문 케이스라는 거다. 어린아이를 살해한 케이스는 있지만 장성한 아이를 손주나 며느리 앞에서 살해한 케이스는 보지 못했다"고 놀라워했다.

오 교수는 ▲A씨가 25년 전 이혼하고도 전처 명의의 77평 서울 도봉구 쌍문동 아파트에서 계속 거주한 점 ▲가정불화가 상당했단 점 ▲전처가 유명 미용 관련 그룹을 창업에 성공한 점 ▲아들이 전처 회사에 일정한 직책을 맡고 있으며 자회사를 맡아 운영한 점 등을 들어 "아버지 또는 남편으로서 이혼 후 약 20년 동안 경제적 도움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볼 때 굉장한 박탈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내 입장에선 '내 자식만은 제대로 잘 기르겠다'는 욕구였을 테다. 그런데 남편 입장에서는 무력감, 열등감, 분노, 질투 등을 느꼈을 것이고 그로 인한 좌절감에 따른 복수심의 발로가 아닌가 싶다"고 해석했다.


오 교수는 "아들은 전처가 이룬 사회적 경제적인 성공에 있어서 상징적인 계승자다. 가장 아끼는 아들을 상실한 고통을 주기 위한 의도 또는 심리적인 배경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A씨가 술을 마시지도 않았고 마약 한 적도, 정신병 경력도 없다. 이번 경우는 치밀하게 계산된 계획범죄"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