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기계 업계는 오는 30일(현지시각) 발표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경기 민감도가 높은 건설기계 산업은 글로벌 유동성의 방향성과 주요국 재정정책에 큰 영향을 받는다.
금리 인하는 기업과 정부의 조달 금리를 낮춰 인프라 프로젝트의 자금 유치 문턱을 낮춘다. 건설기계는 인프라 집행 초기 단계에서 먼저 투입되는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 인하는 곧 수요 회복의 신호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임까지 언급하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압박에 나서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최대 1%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4.25~4.50%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유동성 회복에 따른 자금 이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동안 외화 조달 비용 부담으로 공공 인프라 집행이 지연됐던 신흥국들은 투자 재개 여건을 갖추게 되며 건설장비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수년간 수출 중심 구조를 유지해 온 한국 건설기계 업체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시장의 비중이 높고 두산밥캣은 미국·유럽 중심으로 전 세계에 소형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이들 업체 모두 인프라 투자 증가에 따른 수요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HD현대는 최근 인도·동남아 시장을 겨냥한 중대형 굴착기 현지화 생산을 확대하고 있으며, AM(자산관리) 서비스와 전동 굴착기 등 고부가 장비 비중도 늘려가고 있다. 두산밥캣 역시 북미 시장에서 자율주행·전기 소형장비를 선보이며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단기 실적은 여전히 부진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52억원으로 전년 동기(586억원) 대비 40% 가까이 줄 것으로 예측됐다. 주력 수출국의 발주 지연과 환율 하락, 고정비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HD현대인프라코어도 지난해 같은 기간(815억원)보다 5% 줄어든 7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및 신흥국 시장에서의 납품 지연과 더불어 글로벌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 위축이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두산밥캣의 영업이익은 전년(2348억원) 대비 9% 감소한 214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택시장 회복이 지연되면서 소형 건설장비 수요가 둔화된 영향이다.
실적 반등은 신흥국 시장의 발주 재개에 달려 있다. 최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인도의 G20 인프라 프로젝트 등 대형 사업들이 집행 단계로 전환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금리 인하가 가시화될 경우 글로벌 유동성 흐름이 이들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건설기계 산업은 인프라 투자에 선행해 수요가 회복되는 업종인 만큼 시장의 유동성 환경 변화는 곧 실적 개선의 신호로 이어질 수 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