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LG이노텍을 시작으로 24일 LG디스플레이, 25일 LG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오는 31일 실적을 발표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달 초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시장의 기대에도 크게 못미치는 실적을 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5.94% 급감한 4조6000억원에 그쳤다. 직전분기 대비로도 31.24% 뒷걸음질친 실적이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6조1833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이보다 1조6000억원가량 낮은 성적을 거뒀다.
LG전자 역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6.6% 줄어든 6391억원으로 시장의 전망치(8470억원)보다도 2000억원 적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실적 부진은 주요 시장의 소비심리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2분기 들어 본격화된 미국 통상정책 변화가 관세 비용 부담과 시장 내 경쟁 심화로 이어지는 등 비우호적 경영환경이 지속된 탓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전체 실적을 책임지는 반도체(DS)부문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감소했다.
'전자 형님'들의 부진은 이들에 부품을 공급하는 각 계열사들의 실적에서도 그대로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3조8183억원, 영업이익 421억원으로 전년대비 16.2%, 72.2% 급감할 전망이다.
카메라모듈 사업의 중국 업체 등과 경쟁 심화, 미국의 관세 부과 등의 여파로 실적이 급감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도 수익성 둔화의 원인이 됐다.
전민규 상상인즈원 연구원은 "1분기 관세 정책에 대비한 풀인 효과와 비우호적 환율 영향으로 2분기 계절적 비수기의 실적 둔화폭이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연달아 흑자를 냈던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600억~1000억원대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IT 비수기인 2분기에 진입함에 따라 모바일 물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환율이 하락한 탓이다. 여기에 광저우 TV 팹 매각에 따른 일시적인 비용 발생도 적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000억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9% 늘어난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분기는 LG이노텍과 마찬가지로 환율 하락과 1분기로 당겨진 고객사 주문 등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전자업계가 2분기 바닥을 찍고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회복 흐름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국의 관세 협상 등이 변수다. 미국이 최종적으로 한국에 얼마의 관세를 부과하느냐에 따라 하반기 수익성 개선 방향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다수의 기업들이 하반기 가중되는 상호관세와 보복·추가관세를 우려 중"이라며 "2분기보다 하반기 관세 부담이 심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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