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승객이 운전석 옆에서 대변을 보다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시내버스에서 바지를 벗으려는 남성 승객의 모습.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시내버스에 음료를 들고 타려던 승객이 탑승을 막는 버스 기사를 향해 욕설하고 급기야 운전석 옆에서 대변을 보다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23일 JTBC '사건반장'에는 대구 시내버스 기사인 50대 남성 A씨의 제보가 전해졌다. A씨에 따르면 문제의 승객은 지난 19일 밤 10시쯤 버스에 탔다. 당시 남성 승객은 음료가 담긴 일회용 컵을 들고 있었다. A씨는 시내버스 음료 반입 금지 규정에 따라 탑승이 안 된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남성은 막무가내로 버스 안으로 들어와 A씨의 하차 요구에도 이를 거부한 채 자리에 앉았다. 결국 A씨는 버스를 세워둔 채 경찰에 신고했는데, 이때 승객이 욕설하면서 운전석으로 다가왔다.

A씨는 "승객이 운전석 옆에 서서 욕설하더니 음료를 부으려고 시늉했다. 음료를 얼굴에 들이미는가 하면 삿대질하면서 운전석 안쪽으로 팔을 넣기도 했다. 또 '눈을 파 버리겠다'고 협박하며 눈을 여러 번 찌르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A씨는 ""하지 마세요. 이러면 나중에 후회합니다"라며 말로만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승객이 운전석 옆에서 바지를 내린 후 쪼그려 앉더니 대변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A씨는 "진짜 그때는 아무 말도 못 했다. 마침 그 와중에 경찰이 와서 그걸 보고 기겁하고 승객한테 '왜 그러냐'고 했는데도 제어가 안 되더라"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승객은 경찰에게 휴지를 달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이후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버스에 들고 탄 음료를 태연하게 마셨다.


경찰과 승객이 내린 후 A씨는 해당 버스에 승객을 태울 수 없어 차고지까지 1시간가량 몰고 갔고, 승객의 대변을 직접 치워야만 했다. A씨는 "승객 눈을 못 마주치는 등 대응하기 어렵고 시각적, 후각적인 것들이 그대로 떠오르니까 도저히 운행할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현재 A씨는 회사에 휴가를 요청해 쉬는 중이고,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다. A씨는 24일 피해자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경찰은 이 사건을 운전자 폭행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