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용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29일 서울 중구 서소문고가차도 앞에서 열린 철거공사 현장 설명회에서 "교각 받침부와 보의 강선 파손은 단순한 보수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콘크리트 낙하 사고가 반복돼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고, 조속한 철거 외엔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 실장은 "2019년 이후 콘크리트가 지속적으로 탈락했고, 앞으로도 유사 사례가 계속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철근이 부식하면 최대 2.5배까지 팽창하게 되고, 이로 인해 콘크리트에 균열과 탈락이 발생한다. 방지망을 설치했지만 노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1966년 건설된 서소문고가차도는 충정로역과 시청역을 잇는 총 길이 335m, 폭 14.9m 규모의 고가도로로, 하루 평균 4만대 이상의 차량이 통행해왔다. 도심 교통의 중추 역할을 맡아온 시설이지만, 2019년 발생한 콘크리트 낙하 사고 이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돼 왔다.
서울시는 정밀 안전진단 결과, 해당 고가차도가 콘크리트 강도 저하, 보 내부와 외부의 강선 파손, 교각 받침부의 구조적 손상 등 중대한 결함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D등급, 즉 구조적 위험으로 사용이 금지되거나 긴급 보수가 필요한 상태로 평가됐다.
서울시는 다음달 17일부터 4개 차로 중 1개 차로를 우선 축소하고 고가 하부 철거에 착수한다. 이후 24일부터는 차로를 2개로 줄이고 상부 철거에 나선다. 오는 9월 21일부터는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본격적인 상판 해체 등 본구조물 철거에 돌입한다.
총 철거 기간은 약 10개월로 예상된다. 철거는 2026년 5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이후 개축 작업은 착수일로부터 약 20개월이 소요돼 2028년 2월 완공될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비는 총 499억원이다.
서소문고가차로 철거·준공 공사로 인해 교통혼잡이 예상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곳의 교통량은 하루 약 3만9000대로 버스가 9.3%인 3600대가 이동한다. 이에 현재 서소문로를 통과하는 버스노선 43개 중 광역버스 20개 노선은 철거 시작일인 다음달 17일 00시부터 우회 운행한다. 인천 버스 11개 노선은 홍대입구역 등에서 회차하고 경기 버스 9개 노선은 도심 진입을 최대한 억제하고 통일로, 사직로, 새문안로를 경유하여 우회할 예정이다. 서울 시내버스 23개 노선 중 일부 노선은 전면 통제일인 9월 21일 00시부터 주변 도로를 이용해 우회할 계획이다.
안대희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서소문고가차도는 시민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상태로, 철거는 불가피한 조치"라며 "공사 기간 중 교통 혼잡이 예상되는 만큼 서소문로 통행을 자제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