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유홍준 관장이 들려주는 조선 전기 미술' 특별강연이 펼쳐지고 있다. 2025.8.1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조선 전기 도자기에는 고상한 품격이 있습니다. 자신감 있고 장중한 기상이 흐르죠. 오늘 좀 세게 공부할 테니 각오하셔야 합니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 유홍준(76) 관장이 400석을 가득 메운 청중 앞에서 '강도 높은 강연'을 예고하자,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이번 강연은 현재 진행 중인 특별전 '새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과 연계해 마련됐다. 유 관장은 '조선 전기, 새 나라 새 미술의 품격과 기상'을 주제로 140분(중간휴식 10분) 동안 특별 강연을 펼쳤다.

유 관장은 조선 전기 백자의 아름다움에 주목했다. "'백자반합'은 뚜껑 꼭지가 연꽃봉우리로 마감돼 인상적"이라며 "몸체는 직선으로 내려오지 않고 옆으로 살짝 벌어져 안정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발을 받치고 있는 굽도 바짝 올라 듬직한 느낌을 준다"며 "조선 초기,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는 힘찬 기상이 느껴지는 도자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조선 전기 미술의 명장면은 백자병, 전접시, 양이잔"이라며 "백자병은 목의 높이, 아름다운 곡선미, 굽의 높이 등 16세기 조선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백자"라고 말했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유홍준 관장이 들려주는 조선 전기 미술' 특별강연이 펼쳐지고 있다. 2025.8.1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유 관장은 도자기의 매력은 시기별로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전기는 귀티, 중기는 문기, 후기는 부티가 느껴진다"며 "조선 시대 불화와 초상화에서도 도자기와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고 했다.

그는 조선 시대 동물 그림 중 이암(1507~1566)의 '화하구자도'를 소개하며 "(방탄소년단) RM이 언급해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그림"이라며 웃었다. '미술 애호가'로 알려진 RM은 전시장에서 찍은 해당 그림 사진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바 있다.

2시간여 동안 구수한 입담으로 조선 전기 미술의 가치를 전한 유 관장은 "다음에 또 강연할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경기도 성남에서 온 나 모 씨(38·여)는 "얼마 전 '조선 전기 미술 대전' 전시를 봤는데, 오늘 관장님 설명을 들으니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 많다, (전시를) 다시 보고 싶어졌다"며 "특히 조선 시대 도자기 무늬의 변화상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한편 '새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은 특별전시실 1에서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유홍준 관장이 들려주는 조선 전기 미술' 특별강연이 펼쳐지고 있다. 2025.8.1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