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운 캐시멜로 대표는 글로벌 송금, 환전, 결제 시장의 구조를 혁신해 나가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사진=캐시멜로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 환전·결제·송금 네트워크 제공자로 성장해 한국에도 국제 금융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모델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습니다. 수십 년간 변하지 않는 글로벌 환전·결제·송금시장의 구조를 혁신해 나가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캐시멜로 사무실에서 만난 윤형운 대표의 얼굴에는 자신감과 열정이 넘쳐 흘렀다.


윤 대표는 2016년 은행용 소매 환전·결제·송금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캐시멜로를 설립, 10년째 운영하고 있는 창업가다.

2023년 캐시멜로는 조직 정비를 통해 창업자인 윤 대표가 홍콩·일본 등 해외법인 대표를, 또 다른 창업멤버인 안소연 대표가 국내 법인을 맡는 공동경영체제로 운영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현재 캐시멜로는 일본과 홍콩, 싱가포르에도 법인을 운영 중이다.

윤 대표의 목표는 명확하다.


비자와 마스터카드에 이은 세계 3대 환전·결제·송금 네트워크 제공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20대 청년 사업가, 캐시멜로 창업 결심한 이유

윤 대표가 창업을 생각한 것은 20대 청년기부터다.

평소 위인전기를 즐겨 읽던 그는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산업을 일궈내겠다는 꿈을 갖게 됐고 창업을 결심한다.

캐시멜로를 창업하기 전 그는 중화권 중개 무역회사를 창업했다.

그는 중국의 큰 성장성을 주목하고 중국과 한국의 비즈니스 교류를 중개하던 가운데 출장 때 마다 환전해야 하는 불편함과 수수료 부담을 느꼈다. 그리고 그 불편함을 해외출장자나 해외여행자라면 누구나 느낄 것이라 생각하고 '캐시멜로' 창업을 결심했다.

윤 대표는 "무엇을 하면 멋진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가운데 내가 느낀 불편함이 만연한 외환시장을 개선, 혁신하면 멋진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조금이라도 세상을 바꾸는데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캐시멜로는 캐시(Cash·현금)와 마시멜로(Marshmallow)의 합성어다. 달콤한 나의 현금, 늘어나는 나의 돈이라는 의미를 담은 사명이다. 윤 대표는 "차가운 현금의 의미를 말랑말랑하고 따뜻한 느낌으로 고객에게 전달하고 싶었다"며 사명을 캐시멜로로 정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캐시멜로의 주요 서비스는 은행용 소매 환전·결제·송금 네트워크인 멜로우링크다.
캐시멜로는 은행용 소매 환전, 결제 시스템 등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중이다./사진=머니S 전민준 기자
이 서비스는 여행자들이 여행중 모바일로 환전하고 여행지 ATM(현금지급기)에서 직접 출금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현지에서 바로 환전할 수 있게 해서 수수료를 낮춘 것은 트래블월렛과 비슷하다.

또 캐시멜로는 ATM에서도 카드가 필요 없는 카드리스(Cardless) 방식이 특징이다.

ATM 화면에 뜨는 QR코드를 휴대폰으로 스캔하거나 일회용 비밀번호를 생성해 현금을 인출하면 된다. 수수료를 크게 낮춘 것도 장점이다.
멜로우링크는 비자나 마스터카드의 망을 사용하지 않고 해외 현지 은행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비자나 마스터카드 대비 70~80% 낮은 가격에 환전·결제·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해외 ATM 출금 서비스를 수수료 없이 제공할 수 있는 혜택으로 이어졌다.

기존엔 은행들이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해외에서 외화 현물을 항공 수입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높은 유통비가 발생, 그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했다.

멜로우링크는 해외송금과 현지 카드리스 ATM을 결합해 현물 유통과정을 혁신했다.

우리금융, 캐시멜로 멜로우링크 긍정적으로 평가

이같은 캐시멜로의 혁신적인 서비스는 국내 대형은행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 우리은행은 우리원뱅킹 앱에 캐시멜로의 해외ATM 출금서비스 기능을 추가했다.

우리은행 앱 이용자는 국내외 여행중 앱으로 환전을 신청하고 '해외ATM 출금하기' 메뉴에서 가까운 ATM을 검색한 후 돈을 인출하면 된다. 이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손잡고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사례로 평가된다.

윤 대표는 "각국 주요 은행들과 직접 협상해 비자카드 보다 70~89% 낮은 가격으로 계약을 체결했고 이에 따라 은행들은 고객들에게 최저 수수료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또한 카드 기반이 아닌 앱 서비스이기 때문에 다양한 프로모션을 고객들에게 전달해 고객 편의성도 높였다"고 말했다.

앞으로 윤 대표는 베트남 등 아시아권 다른 나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디노랩 베트남에 적극 참여해 그 목표를 실현시킨다는 계획이다.

디노랩 베트남은 우리금융그룹이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및 현지 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해 2023년부터 시작한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다. 캐시멜로는 1기에 선정됐다.

윤 대표는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새로운 시도를 통한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중요하다"며 "우리금융 디노랩을 통해 해외 금융당국과 파트너사들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고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