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 소재 시니어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활동하고 있는 권부원씨(67)는 은퇴 후 다시 일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권씨는 은퇴 후 기대에 못 미치는 현실에 실망하지 말고 즐겁게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새로운 일을 찾는 도전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씨가 처음으로 사회생활에 뛰어든 건 1994년이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결혼해 전업주부로 10여년을 지낸 그는 사회생활에 대한 염원으로 취업을 결정했다. 취업 후 처음으로 맡은 직책은 풀무원 헬스 레이디 영업소장이다. 매일 아침 주부 사원을 대상으로 영양학을 강의하고 매출을 관리하는 일을 담당했다. 이후 유니시티 코리아 콜센터장, 송와기업·한일티앤씨 관리팀 이사 등을 거쳐 2011년 은퇴했다.
권씨는 제2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법적 정년 이전에 자의로 은퇴를 결심했다. 제주 여행 시 호감이 갔던 지역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의지가 컸다.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은퇴 후 상실감과 공허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바쁘게 살았다. 바리스타 2급 자격증, 한식조리사자격증, 제과제빵 과정, 양식 과정, 브런치 과정 등을 수료하며 인생 2막을 열어갈 준비를 했다.
━
카페 창업 대신 바리스타 재취업… 일상 속 '소소한 행복'━
그가 카페에 출근해 처음으로 하는 일은 매장 위생 상태 점검 및 고객맞이 준비다. 커피머신 상태를 확인하고 고객에게 제공할 음료의 재료들을 채워 놓는다. 재고 리스트 작성과 시재 확인도 빼놓을 수 없다. 이후엔 주요 업무인 손님 응대와 음료 제조에 집중한다. 근무 시간 막바지에는 청소와 재고리스트 작성, 당일 품목별 매출 현황 확인 등을 하며 업무를 마무리 짓는다.
권씨는 은퇴 당시엔 카페 창업을 고려했지만 결국 시니어 카페에 취업해 사회생활을 이어가기로 했다. 일과 노후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이유가 컸다. 권씨는 "취업하면 다른 직원들과 일정을 조율해 좋아하는 여행도 하러 갈 수 있고 동호회 취미 활동도 할 수 있다"며 "가끔 손주를 돌보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창업과 견줬을 때 취업하는 게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느낄 여유가 많다는 의미다.
━
시니어 바리스타 본보기… 후배 교육도 '열심'━
스타벅스는 2019년부터 양질의 시니어 일자리 마련을 위해 보건복지부, 한국시니어클럽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시니어 바리스타를 대상으로 전문 교육을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해까지 교육을 수료한 바리스타는 1636명에 이른다. 해당 사업에 참여하면 다른 시니어들의 희망이 되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것 같아 자긍심이 생긴다는 게 권씨 설명이다.
권씨는 "성공적인 은퇴란 노후에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일하게 되었을 때 나이를 내세우지 말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좌절하지 않는 즐거운 나날들이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