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KIA 타이거즈에서 NC 다이노스로, 떠들썩하게 둥지를 옮겼던 '이적생' 최원준(28)과 이우성(31)이 펄펄 날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서 부담감을 털어내자 자신감이 붙고, 원래 가지고 있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는 모양새다.
최원준과 이우성은 지난달 28일 3대3 트레이드를 통해 내야수 홍종표와 함께 NC 유니폼을 입었다. 반대급부로는 투수 김시훈·한재승, 내야수 정현창이 KIA로 갔다.
'이름값'만 보면 주전급 야수 최원준, 이우성을 받은 NC가 더 '이득'으로 보였지만, 트레이드 당시 상황만 보면 꼭 그렇지도 않았다. 최원준, 이우성이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트레이드 직후 최원준, 이우성보다 KIA로 이적한 두 명의 투수에게 더 많은 관심이 쏠린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최원준은 가장 중요한 시즌에 최악의 딥 슬럼프에 빠졌다. 트레이드 이전까지 2할대 초반의 타율에 머물렀고, 수비에서도 전에 없던 아쉬운 플레이가 자주 나왔다.
이범호 KIA 감독이 믿음을 거두지 않고 꾸준히 기용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몇 차례 2군을 오가는 등 마음고생이 컸다.
이우성도 마찬가지였다. 2022년부터 두각을 보인 그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준주전급'으로 활약했고, 당연히 올 시즌도 팀 구상에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수비가 문제였다. 지난해엔 1루수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수비 부담이 적었는데, 올해는 외국인 타자로 1루수 패트릭 위즈덤이 영입되고, 오선우라는 새 얼굴까지 나오면서 이우성의 자리가 외야로 밀렸다.
외야도 자주 경험했던 그지만 언제나 수비 불안이 상존했고, 올 시즌 역시 마찬가지였다. 수비에서의 불안은 저조한 타격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트레이드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NC로 팀을 옮긴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확실한 '주전급' 타자 2명을 얻은 이호준 NC 감독은 이들을 꾸준하게 기용했다. 최원준은 2번타자 우익수, 이우성은 6번타자 좌익수에 넣고 타순이나 수비 위치 등의 변화도 거의 주지 않았다.
그러자 이들도 서서히 자신의 기량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적 후 NC가 치른 23경기에 모두 출전한 최원준은 0.294의 타율에 2홈런 8도루 18타점 22득점, 이우성 역시 23경기에서 0.271의 타율에 11타점 등을 기록하고 있다.
압도적이었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적 전과 비교하면 확실한 '반등 모드'다.
최원준은 후반기 4할대 맹타를 휘두르는 김주원과 함께 확실한 '테이블 세터' 노릇을 하고 있고, 이우성도 박민우·박건우·맷 데이비슨의 중심 타선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다. KIA 시절 그랬듯 '빛나는 조연'의 역할을 잘 수행해 주는 모양새다.
'전국구 구단' KIA에선 매 경기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이 됐던 것과 달리,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은 NC에선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것도 반등의 주요 포인트로 지목된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의 '트레이드 성패'를 비교하면 NC의 승리로 볼 수밖에 없다. 이적 전 8위였던 NC는 8월 들어 상승세를 타며 5위로 올라선 반면, KIA는 7위에서 한때 4위까지 올라섰다가 최근 6연패 수렁에 빠지며 8위로 내려앉았다.
KIA로 이적한 한재승은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지만 11경기에서 10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9.28에 그치고 있다. 김시훈은 4경기 5.06의 부진한 성적 탓에 2군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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