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9일 경기도 용인 소재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삼성전자 감독관이 상반기 삼성직무적성검사 응시자를 대상으로 예비 소집을 진행하는 모습. / 사진=삼성
삼성의 하반기 공개채용 시즌이 개막했다. "더 많이 투자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인재제일'(人材第一)에 따라 삼성은 하반기 공채를 통해 양질의 취업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생명,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삼성서울병원,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웰스토리 등 19곳은 이날부터 서류접수를 받는다.


입사를 희망하는 지원자는 내달 3일까지 삼성 채용 홈페이지 삼성커리어스에서 원하는 회사에 접수하면 된다. 채용절차는 ▲직무적합성 평가(9월)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10월) ▲면접(11월) ▲건강검진 순으로 진행된다.

채용 규모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삼성이 지난 2022년부터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8만명, 연평균 1만6000명을 채용한다고 밝힌 바 있고 통상 하반기 채용 규모가 상반기보다 더 큰 점을 감안하면 이번 공채 규모는 1만 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삼성은 국내외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도 1957년 국내 최초로 신입사원 공채를 도입한 이래 약 70년간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현장 중심으로 필요한 인재를 적시에 확보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겠다는 명분으로 공채 대신 수시채용을 확대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이다.


삼성 관계자는 "대한민국에서 공채를 처음 시작한 기업이기도 하며 국내 채용시장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위해 공채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 같은 결정에는 이 회장의 인재제일 경영철학이 반영됐다. 이 회장은 그동안 여러차례 인재확보의 중요성과 이를 위한 양질의 채용기회 제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온 바 있다.

2019년1월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기업인의 대화에서는 "채용은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기업의 의무"라고 언급했다.

2020년5월에는 대국민 간담회에서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와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가도록 하는 게 제 책임이자 사명"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도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앞서 열린 경제단체 및 기업인 간담회에서 "대미 투자와 별개로 국내에서도 지속해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할 수 있게 관련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인재확보에 맞춰 임직원의 처우와 조직문화 개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평균 급여액이 1인당 60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11.1%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기(4.1%), 삼성바이오로직스(8.1%), 삼성생명(7.5%), 삼성중공업(14.0%) 등 주요 계열사들의 평균 급여액도 늘었다.

조직의 활력과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 ▲조기 승진 기회 및 과감한 발탁 승진 확대 ▲평가제도 개선 등의 다양한 인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