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 '광복 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 행사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외 업무 조직을 새롭게 꾸려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하이브 2.0에 걸맞는 PR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이브는 최근 김진영 전 국민은행 부행장을 CPRO(Chief Public Relations Officer·기업홍보 총괄)로 영입했다. KB금융지주·KB국민은행의 브랜드전략을 이끌었던 김 전 부행장은 2017년 국민은행 브랜드전략 부장 시절 방탄소년단(BTS)을 광고 모델로 기용했던 인연이 있다. 보수적인 분위기의 은행이 아이돌 그룹을 모델로 쓴 첫 사례였다.


그가 금융·산업 전반의 네트워크가 강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하이브가 그를 전격 기용한 배경이 주목된다. 하이브는 이미 CCO(최고홍보책임자)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기존 라인만으로는 다양해진 회사 리스크를 관리하기에 역부족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하이브 CCO는 기자 출신으로 우아한형제들을 거쳐 하이브에서 대외업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의 갈등 이슈 등을 대처하면서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방 의장을 둘러싼 의혹이 기업 이미지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면서 변화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티스트 논란 또는 콘텐츠 잡음과 달리 지배구조 투명성과 경영 윤리에 관한 문제는 금융당국, 국회, 투자자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금융권 및 감독 당국 네트워크 기반이 약한 하이브가 김 전 부행장 영입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시각이다.


이번 CPRO 신설은 상시 조직이라기보다 TF(태스크포스) 성격의 특별 조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김 전 부행장은 금융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정치·경제권과의 소통 창구를 강화하고 동시에 기업 홍보 전략을 재정비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전통적인 PR·CR 라인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리스크를 '특수 임무 조직'으로 보완하려는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러한 직책은 엔터 업계에선 생소한 직책"이라며 "기존 조직으로는 대응이 어려워 방시혁 의장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해 역량을 보강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