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역세권 특례가 적용됐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조합 사무실 앞 모습. /사진=뉴스1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에 서울시가 도입한 '역세권 특례'가 최초 적용되며 광진·노원·강북 아파트들도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관건은 재건축 아파트에 공공분양 물량을 포함해 분양가가 낮아지며 시세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공공분양이 분양가 상승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 제9차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 등 수권분과위원회에서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 결정(안)이 수정 가결됐다.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해 기존 14층, 4424가구에서 최고 49층, 5893가구로 탈바꿈한다.


이 중 1090가구가 공공주택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공공임대주택 231가구와 공공분양주택 182가구가 포함돼 강남 재건축의 공공분양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공공분양은 민간분양 대비 강한 분양가 규제를 받지만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 특례를 적용해 층수를 높이고 신혼부부·다자녀 가구에 공급하는 내용으로 검토될 예정이다.

역세권 특례는 지난해 3월 시행된 서울시 조례에 따라 지하철역 반경 250m 이내에 정비구역 절반 이상이 포함된 사업장의 용적률을 높여주는 제도다. 용적률 상승분의 일부는 공공임대·분양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 은마는 단지 동·서쪽 경계에 지하철 3호선 대치역·학여울역이 위치해 역세권 특례 대상이 적용됐다.
광진·노원·강북 정비사업 특례 기대
사진은 은마 아파트 모습./사진=뉴스1
은마아파트 정비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일반분양가는 3.3㎡당 약 8000만원, 전용 84㎡ 기준 27억원 선이 추산된다. 착공 예상 시기는 2030년으로 약 5년이 남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은마아파트 전용 84㎡ 실거래가는 42억(5층)으로 13억6000만원 차이가 발생한다. 공공분양이 시세의 절반 수준으로 공급될 경우 민간 분양가에 상한선 역할도 할 수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공임대와 공공분양 편성은 수익성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으나 용적률 인센티브로 공급 가구수를 늘리면 사업성 보완 효과가 클 것"이라며 "은마 사례는 노원·강북 등 역세권 정비사업에 확산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공공분양 편성으로 일반분양 수익이 줄어드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역세권 특례를 통해 용적률이 300%에서 331%로 높아져 공급 수가 증가했다.

내년 지방선거 후 정책 변화도 변수로 지목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2030년 착공 시 현재 시세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사업시행계획 인가 전 단계라 지방선거 후 정책 변화에 따라 사업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은마 외에 신반포7차, 광장극동, 풍납극동, 명일한양 등 4개 단지도 역세권 특례를 검토 중이다. 특히 노원·강북권의 아파트들도 은마 사례를 참고해 사업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분양 유형과 세부 가격 수준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향후 사업시행계획 인가 단계에서 일반분양과의 가격 관계를 포함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