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 AFP=뉴스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 '어쩔수가없다'의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수상이 아쉽게 불발된 가운데, 박찬욱 감독이 현지에서 "이미 큰 상을 받은 기분"이라며 소회를 전했다.


박찬욱 감독은 6일 오후(이하 현지 시각, 한국 시각 7일 오전) '어쩔수가없다'의 배급사인 CJ ENM을 통해 "내가 만든 어떤 영화보다 관객 반응이 좋아서 이미 큰 상을 받은 기분이다"라며 짧은 소감을 밝혔다.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2012) 이후 한국 영화로는 13년 만에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어쩔수가없다'는 이날 열린 폐막식에서 수상의 기쁨을 누리지는 못했다.

'어쩔수가없다'는 지난달 말 현지에서 상영회에서 9분간 기립 박수를 이끌어냈고, 영화제 공식 데일리인 시아크 인 모스트라(CIAK in Mostra)가 공개한 별점 평가에서 3.7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아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외신은 관객과 평론가들의 열광적인 호평을 끌어낸 '어쩔수가없다'를 이번 영화제의 유력 수상 후보로 손꼽아왔다.


현지에서의 뜨거운 반응이 반영된 듯 '어쩔수가없다'는 해외 판매 실적만으로 이미 순제작비 170억 원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내년 치러질 제9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부문 한국 대표 출품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공동경비구역 JSA'(2000) '복수는 나의 것'(2002)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 '박쥐'(2009) '아가씨'(2016) '헤어질 결심'(2022) 등을 연출한 박찬욱 감독의 12번째 장편 영화다.

박찬욱 감독은 '친절한 금자씨'(2005) 이후 20년 만에 올해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칸 국제영화제에서 세 차례 수상하며 국제적인 감독으로 명성을 쌓은 그는 '올드보이'(2004)로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박쥐'(2009)로 심사위원상, '헤어질 결심'(2022)으로 감독상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이날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의 영예는 미국 짐 자무시 감독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Father Mother Sister Brother)에 돌아갔다. '어쩔수가없다'의 강력한 경쟁작으로 꼽혀온 '힌드의 목소리'(The Voice of Hind Rajab, 감독 카우타르 벤 하니야)는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