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황덕현 기후환경 전문 기자가 폭우·폭염·가뭄 같은 기후 재난이 위협하고 있는 우리의 일상과 경제를 담아내 '기후 붕괴 대한민국'을 펴냈다.
저자는 한반도의 기후 현실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한다. 밤사이 도시를 잠기게 하는 폭우, 가을에도 30도를 넘는 이상 고온, 봄철 폭설 같은 현상은 더 이상 이례적 사건이 아니다.
해수면 상승은 해안가 땅값을 끌어내리고, 농경지를 잠식한 바닷물은 식량 가격을 치솟게 한다. 반복되는 재난은 보험료와 복구 비용을 키워 결국 가계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이어진다. 유럽 보험 연합(Insurance Europe)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해 유럽 내 보험사의 보험 청구 건수가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7% 증가했다.
저자는 기후 변화가 사회 구조에 어떤 불평등을 심화시키는지 짚는다. 튼튼한 주택, 재난 보험, 대비 시설을 확보하기 어려운 취약 계층은 폭우와 폭염 같은 극한 기후에 가장 먼저 희생된다.
국제이주기구(IOM)가 2050년까지 기후 난민이 2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 상황에서, 한반도 역시 예외일 수 없음을 경고한다. 많은 인구가 특정 지역에 몰려 인구 밀도가 지나치게 늘어나면 도시 인프라에 과부하를 일으키고, 서로 다른 문화권과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갑작스레 섞이게 되면서 새로운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저자는 과학적 데이터뿐 아니라 금융·부동산·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기후 변화로 유럽 내 보험 청구 건수가 최근 10년간 연평균 7% 늘어난 사례, 자동차 한 대가 연간 배출하는 2톤의 이산화탄소 수치 등은 일상의 경제와 직결된다. 기후는 더 이상 북극곰이나 먼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여기의 경제 변수다.
또한 저자는 산림의 탄소 흡수 기능과 숲 관리, 블루카본, CCUS 등 첨단 기술과 전통 지식까지 기후 대응 수단을 폭넓게 다룬다. 구글 딥마인드와 영국 기상청이 공동 개발한 '그래프캐스트' 같은 AI 예보 모델 사례도 제시하며, 인공지능이 기후 대응에서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황덕현은 학부에서 대기환경과학을 전공하고 연세대 기후변화에너지융합기술협동과정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기후변화언론인상과 환경부 장관·기상청장 표창을 받았으며, 언론과 강연을 통해 기후 위기의 심각성과 대응의 필요성을 꾸준히 알려왔다.
책은 기후 대응에 나선 해외 사례를 분석하며 한국 사회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대안을 전한다.
△ 기후 붕괴 대한민국/ 황덕현 지음/ 빌리버튼/ 1만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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