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일상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사진=무신사
무신사가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며 일상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브랜드'로 도약할 채비를 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증명하려는 전략이자 패션업계에서 쌓아온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신발 매장 '무신사 슈즈'와 모자 전문점 '무신사 캡(가칭)'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또 지난달 연중 최대 규모의 뷰티 페스타를 온오프라인에서 진행했다. 행사가 열리는 일주일 동안 뷰티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주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패션을 넘어 뷰티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상생활 등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무신사는 최근 '무신사 스탠다드 호텔·아이웨어·플라워· 레지던스·리빙' 등 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를 활용한 상표권을 다수 출원했다. 방송인 노홍철과 신규 법인을 만들어 생활용품 브랜드 사업도 시작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패션을 중심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는 중"이라며 "그 과정에서 선제적으로 상표권을 출원한 것으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한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IPO 앞두고 종합브랜드 도약… 브랜드 파워 입증 기회
무신사의 사업 다각화는 IPO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박준모 무신사 대표가 지난 6월 '글로벌 파트너스 데이' 행사에서 키노트 발표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무신사
내수 중심의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라는 기존의 사업모델이 지닌 한계를 극복하고 종합 브랜드로 도약해 지금까지의 성장세를 이어 나가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실제로 소비 부진 등으로 대부분의 국내 패션브랜드들이 올해 2분기 고전을 면치 못했음에도 무신사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0.7%, 22.6% 오르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는 IPO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무신사는 지난 8월18일 국내 주요 증권사에 상장 주관사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하며 IPO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증권가에서 언급된 무신사의 기업가치는 최대 10조원으로 마지막으로 투자 유치를 받았던 2023년 인정받은 기업가치(3조5000억원)의 3배 수준이다. 현재는 7조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영역을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무신사는 최근 성수역 역명병기 사업에 참여하고 '무신사 걸스' 등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안타스포트와 합작법인 '무신사 차이나'를 설립하는 등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무신사가 그간 패션업계에서 키워 왔던 브랜드 파워를 입증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의 상반기 누적 방문객이 1300만명을 기록하는 등 무신사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단순한 플랫폼을 넘어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소비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확장으로 무신사의 정체성이 희석될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평가한다. 무신사가 고유의 정체성을 중심에 두고 '차별화된 이미지'라는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무신사는 자신들만의 컨셉을 기준으로 해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선별해 보여주는 큐레이션 능력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며 "(신사업 범위는) 기존의 이미지와 연결되는 카테고리라 고유의 아이덴티티가 옅어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